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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설에 삼성전자 ‘긴장’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설에 삼성전자 ‘긴장’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7.16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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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34조 원에 인수” 보도
글로벌파운드리, 미국∙유럽∙아시아 등지에 제조시설 갖춰
합병된 기업, 삼성전자에 위협될까?
사진=인텔
사진=인텔

[한국M&A경제] 현재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요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반면 5G,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포함한 4차 산업 기술이 발전하면서 반도체 수요는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본격적인 파운드리 사업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각) 인텔이 반도체 제조업체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를 300억 달러(약 34조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인텔이 창사 이래 추진하는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Mubadala Investment)가 소유하고 있는 미국 파운드리 기업이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제조시설을 갖췄다.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으로 전해진다.

글로벌파운드리의 시작은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반도체 제조 전문 자회사다. AMD는 인텔의 경쟁사로 꼽히는 기업 중 한 곳이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 2008년 AMD로부터 분사됐다. 이후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7%를 차지한다.

 

사진=글로벌파운드리
사진=글로벌파운드리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하려는 이유

반도체 업계는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는 이유로 반도체 관련 칩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세계 3위 수준의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며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인텔 팻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200억 달러(약 22조 6,6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신규 반도체 공장도 짓는다.

반도체 업계는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에서 세계 3위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 무바달라의 명확한 입장은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영국 국제통신사 <로이터>에 따르면 무바달라는 지난 6월 연내 글로벌파운드리의 연내 상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M&A가 문제없이 성사될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300억 달러라는 인수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텔은 2010년에도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8년 만에 실패한 전적이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당시 글로벌파운드리는 10nm 이하 초미세 공정에 도전했지만, 여러 번의 차질을 빚은 끝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며 “지난해 파운드리 기업 중 유일하게 실적이 역성장한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TSMC나 삼성전자와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술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또다시 파운드리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사진=문재인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정부는 지난 5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사진=문재인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삼성전자에 부담요인될까?

한편 이번 M&A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 중인 삼성전자에 부담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4%, 한국 삼성전자가 17%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UMC와 글로벌파운드리가 각각 7%로 뒤를 잇는다.

시장점유율만 따지면 TSMC와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던 셈이다. 하지만 인텔이 반도체 시장에서 가진 지위와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파운드리와의 M&A로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반도체 업계의 관측이다.

반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위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5월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자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에서 13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38조 원을 더해 2030년까지 총 171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분야의 사업이 커질수록 국내 팹리스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커진다”며 “5G, AI, 자율주행 등 우리나라 미래 산업의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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