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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 삼성전자 M&A 속도 탄력 붙을까?
이재용 가석방, 삼성전자 M&A 속도 탄력 붙을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8.10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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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재수감 207일 만에 가석방
환영 분위기의 경제계, “반도체 강국 지위 확고히 할 것” 당부
삼성전자 M&A 탄력 붙을 것 vs 취업 제한 문제부터 해결 해야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사진=삼성전자)

[한국M&A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됐다.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810명을 8.15가석방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가석방 심사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종 허가했다. 가석방은 13일 오전 10시 전국 54개 교정시설에서 집행된다. 

박범계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 수용 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경제계는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삼성의 총수 부재에 따른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법무부 결정은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새로운 경제질서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삼성에 “우리 경제의 위기 극복 및 재도약에 대한 삼성의 견인차 역할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인 만큼,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이번 법무부의 결정은 경영계의 입장과 국민적 공감대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삼성은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통한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로 세계 1위 반도체 강국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룹 전반적으로 총수의 경영권 공백에 따른 컨트롤 타워 부재와 M&A 및 대규모 투자 등의 의사 결정 지연의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며 “삼성물산 중심의 지배구조 공고화는 물론 상속세 마련 과정에서 기타 관계사의 주주 친화 정책 강화는 필연적으로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3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사진=삼성전자)

일각에서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수감돼 있는 동안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력 하락세를 보였던 삼성전자가 반도체 관련 기업과의 M&A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 부회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서병훈 IR담당 부사장은 “사업이 급변하고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인 M&A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분야를 특정할 순 없지만, AI, 5G, 전장 등 여러 분야의 기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에 있는 삼성전자가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인 M&A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2분기 매출은 197억 달러(약 22조 5,300억 원)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3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고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인수설도 돌았다. 

국내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인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앞두고 있다. 17년 만에 파운드리 전문 반도체 기업 키파운드리 인수를 검토 중인 점, 박정호 부회장이 8인치(2mm)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2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한 점 등을 볼 때 국내 1위 반도체 기업으로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이 부회장이 취업제한을 받는 만큼,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법무부의 결정은 이 부회장의 사면이 아닌 가석방이다. 5년간 취업 제한은 물론 거주지, 해외 출국 등에서 제약을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삼성에서 보수를 받지 않는 미등기 임원”이라며 “시급한 투자 결정에만 경영에 참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 반도체 투자 등 대규모 거래에 대한 공격적인 경영에는 제약이 있다”며 “취업제한 문제부터 해결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이 삼성으로 완전히 복귀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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