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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NXP 인수설 ‘솔솔’∙∙∙인수 가능성은 얼마?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 ‘솔솔’∙∙∙인수 가능성은 얼마?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26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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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P∙텍사스인스트루먼트∙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등 인수 후보 기업 거론
삼성전자, 2019년 NXP 인수설 일축∙∙∙“검토한 적 없어”
M&A업계, “시장 추측만으로 양사 M&A 가능성 보기 어려워”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한국M&A경제]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를 인수한다는 전망이 2019년에 이어 또다시 흘러나왔다. 반도체 업계는 오는 29일 예정인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에 집중하고 있다.

네덜란드 IT 매체 <샘모바일(SamMobile)>은 21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NXP의 인수를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수 규모는 550억 달러(약 61조 3,300억 원)다. 이외에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와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icrochip Technologies)를 인수 후보 기업으로 언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약 9조 3,000억 원)에 인수했다. 실제 삼성전자가 NXP를 인수하면 하만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기업의 해외 M&A 거래가 될 전망이다. 당시 하만 측은 “삼성전자는 하만이 보유한 고객과 신뢰 관계 등을 중시하는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주주이자 파트너”라며 “자동차 전장과 오디오 등의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NXP
사진=NXP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 나온 이유?

NXP는 2006년 네덜란드 의료기기 기업 필립스에서 분사 후 설립된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RFID, 근거리 통신망(NFC) 및 홈 네트워킹용 반도체 등을 개발하고 있다.

NXP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M&A 고려 대상 기업으로 여러 번 언급될 만큼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10월 미국 퀄컴이 440억 달러(약 50조 원)에 NXP 반도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제시한 금액만 50조 원이다. 그러나 양사의 M&A는 2018년 중국 규제당국의 반독점심사에 통과하지 못했다. 투자 업계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보복 조치로 양사의 합병을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보았다. 퀄컴은 위약금 20억 달러(약 2조 원)을 주고 NXP를 포기해야만 했다.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NXP를 인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손영권 삼성전자 CSO는 그해 미국 CES 행사에서 NXP 전시관을 방문해 릭 클레머 NXP CEO를 만나면서 양사의 합병설이 돌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이 “NXP 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며 “손영권 CSO와 릭 클레머 CEO는 과거 같은 회사에 다니는 등 친분이 깊어 개인적인 만남이 자주 있었을 뿐 M&A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최근 JP모건의 발표로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Barrons)>의 20일 자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삼성이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NXP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며 “삼성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 중인 현금은 1,140억 달러(약 126조 원)로 NXP를 인수할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았다.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NXP 인수 가능성은?

현재 삼성전자 측의 정확한 입장은 전해지지 않는다. 익명을 요청한 M&A 업계 관계자 역시 “삼성전자나 NXP의 공식 발표 없이 관련된 소문이나 시장 추측만으로 양사의 M&A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M&A 전략을 통해 본격적인 전장 분야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M&A 대상을 신중하게 탐색 중”이라며 “전략적 M&A를 통해 미래 성장 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월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최윤호 경영지원실 CFO는 “지난 3년 동안 M&A 대상을 신중히 검토해 왔다”며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을 토대로 주주환원 정책 기간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규옥 한국M&A협회장은 “M&A를 통해 기술 확보나 신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미래를 위해 당연하고도 바람직하다”며 “직접 회사를 출범시키는 것보다 NXP처럼 이미 갖춰진 곳을 인수하면 그만큼 기술 확보와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따라 ICT 분야의 발전, 데이터 센터의 증가, 비대면 경제의 확산 등으로 반도체 분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1일 발표한 ‘반도체 주요 사업자 간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현재 10조 원이 넘는 대규모 M&A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

9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는 공정위를 비롯해 유럽, 중국,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400억 달러(약 47조 원) 규모의 엔비디아(NVIDIA)와 ARM의 M&A 역시 공정위와 미국, 중국 규제당국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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