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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ARM 인수 ‘산넘어 산’∙∙∙합병 완료는 언제?
엔비디아의 ARM 인수 ‘산넘어 산’∙∙∙합병 완료는 언제?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23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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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가급적 신속하게 진행”∙∙∙英 “경쟁 저해 우려 검토”
퀄컴 등 양사 M&A 반대 의사 표명
中 견제로 어플라이드-고쿠사이 합병 무산
사진=엔비디아
사진=엔비디아

[한국M&A경제] 각국의 규제당국이 미국 IT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ARM 인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엔비디아가 ARM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을 지난 4월 신고했다. 현재 양사의 M&A를 심사 중이며 가급적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4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통해 관련 시장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는지, 경쟁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매체 <가디언>도 지난 19일(현지시각) 정부가 양사의 M&A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우려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올리버 다우든 장관은 경쟁시장청(CMA)에 이번 M&A에 대한 1단계 조사를 지시했다. CMA는 오는 7월 말까지  법적∙경쟁적 쟁점과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미국과 중국에서 심사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미∙중 간 반도체 기술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와 ARM의 초대형 인수합병(M&A)은 중국이라는 큰 걸림돌에 막혀 있는 모양새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퀄컴, 알파벳, MS 등 M&A 반대 나서

엔비디아는 ARM의 CUP 설계 기술을 자사의 GPU 기술과 결합해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로봇공학 등에서 AI 컴퓨팅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ARM은 반도체의 기본 설계도를 제작하는 영국 기업으로 관련 특허를 팔아 수익을 낸다. 미국 퀄컴과 한국 삼성전자가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사의 M&A 발표 당시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완료하면 향후 반도체 및 전자기기 시장의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엔비디아의 뛰어난 인공지능(AI) 역량과 ARM의 우수한 컴퓨팅 플랫폼이 결합하면 매우 강력한 반도체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엔비디아와 ARM의 M&A에 빨간불이 켜졌다. 퀄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술기업이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M&A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와 ARM은 물론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구체적인 입장은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CNBC>는 퀄컴이 연방거래위원회(FTC), EU집행위원회, CMA,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SAMR) 등 규제당국에 양사의 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퀄컴은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다른 반도체 기업이 ARM의 기술을 사용하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았다. 또 ARM과 다른 기업의 거래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게 퀄컴 측의 주장이다.

영국 CMA 외관(사진=CMA 공식 페이스북)
영국 CMA 외관(사진=CMA 공식 페이스북)

◇중국의 견제로 M&A 실패 가능성 제기

한편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반도체 경쟁으로 양사의 M&A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중국 규제당국이 쉽게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은 2019년 이후 지속해서 M&A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중국 규제당국에 가로막혀 결국 무산됐다. 당시 중국은 인수 시한을 3번이나 미뤘고 이 과정에서 어플라이드는 인수가를 기존 22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에서 35억 달러(약 4조 원)까지 높이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규제당국의 불승인으로 어플라이드가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어플라이드는 합병이 무산되자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수수료 1억 5,400만 달러(약 1,749억 원)를 현금으로 지불해야만 했다.

무엇보다 일본은 물론 한국, 미국, 유럽 등 당사국이 양사의 합병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지만 중국은 의도적으로 심사를 미뤄 합병을 막았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주장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규제에 대한 보복”이라고 분석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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