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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도 반대, 엔비디아-ARM 합병 ‘첩첩산중’
일론 머스크도 반대, 엔비디아-ARM 합병 ‘첩첩산중’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8.3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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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도조’, AI 반도체 칩셋 필요∙∙∙엔비디아의 반도체 독점 경계
삼성전자∙아마존 등 반대 의사 FTC에 제출
젠슨 황 CEO, 엔비디아 주식 매각∙∙∙ARM 인수 포기설 제기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사진=픽사베이)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사진=픽사베이)

[한국M&A경제] 미국 IT 기업 엔비디아(NVIDIA)와 영국 팹리스 기업 ARM의 인수합병(M&A)에 테슬라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가 태클을 걸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8일(현지시각) 머스크 CEO가 양사 M&A에 따른 경쟁을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가 양사 M&A를 반대하는 이유로 반도체 기술에 대한 독과점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테슬라는 ‘인공지능(AI) 데이’를 열고 로봇 산업 진출 소식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 CEO는 테슬라봇과 자사 슈퍼컴퓨터 개발 계획인 ‘도조’(Dojo) 사업을 소개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도조에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칩셋 ‘D1’이 들어간다”며 “앞으로 테슬라에 반도체 확보가 중요한 만큼, 머스크 CEO는 M&A 완료 후 엔비디아의 반도체 관련 기술을 독점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텔레그래프>는 삼성전자와 아마존 등도 양사의 M&A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FTC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아마존, 테슬라의 명확한 입장은 확인되지 않는다. 

 

사진=엔비디아
사진=엔비디아

◇퀄컴, 알파벳, MS 등 반대 나서

지난해 9월 엔비디아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약 44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반도체 업계는 ARM을 인수하는 기업이 향후 반도체 및 전자기기 시장의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발표 이후 1년 가까이 지났지만, ARM 인수 작업은 난항의 연속이다. 

엔비디아와 ARM의 M&A에 대해 반대 뜻을 표명한 곳은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미국 퀄컴을 비롯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술기업이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양사의 M&A에 반대표를 던졌다. 

퀄컴 측은 <CNBC>를 통해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다른 반도체 기업이 ARM의 기술을 사용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ARM과 다른 기업의 거래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 측은 “ARM 인수 후에도 지적재산(IP)을 고객사에 공정하게 제공하겠다”며 “영국이나 다른 규제당국과 구속력이 있는 계약에 서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독점 문제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업계도 양사의 M&A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ARM 기술력을 흡수하면 자사 칩 설계 핵심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며 “IT 업계에서 절대적 영향력 발휘가 가능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문준호 연구원은 “모바일 AP나 임베디드/IoT 시장에서 ARM 의존도는 90% 이상”이라며 “엔비디아의 ARM 인수로 반도체 시장은 생태계 교란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 젠슨 황 CEO(사진=엔비디아)

◇젠슨 황 CEO, 엔비디아 주식 매각∙∙∙무산 가능성 제기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와 ARM의 M&A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M&A가 최종 완료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중국, 한국 등 관련 규제당국이 승인해야 한다. 

먼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2월 해당 안건에 대해 심층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르면 몇 주 내로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양사의 M&A를 불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CMA는 지난 23일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계획에 대한 심층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2단계 조사에 들어갔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CMA는 이번 M&A에 따른 독점과 국가 안보 및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 등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EU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엔비디아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에 ARM 인수 승인을 요청했다. 

한국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 중이다. 지난 4월 엔비디아는 ARM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당시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M&A로 관련 시장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는지, 경쟁에 저해 우려가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최근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ARM 인수 포기설이 제기됐다.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 15일 젠슨 황 CEO가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주식을 두 차례에 걸려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주식을 팔아 확보한 현금은 총 1억 6,000만 달러(약 1,880억 원)로 7월과 8월에 각각 8,000만 달러(약 94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CEO가 주식을 매각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투자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엔비디아의 주가가 6.23% 상승했다”며 “젠슨 황 CEO가 현금 확보를 위해 주가가 급등한 점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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