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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ARM M&A, ‘빨간불’∙∙∙거대 ‘반도체 공룡’ 탄생은 언제쯤?
엔비디아-ARM M&A, ‘빨간불’∙∙∙거대 ‘반도체 공룡’ 탄생은 언제쯤?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2.16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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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지난해 9월 ARM 인수 계획 발표∙∙∙거대 반도체 공룡 탄생 예고
알파벳, MS, 퀄컴 등 엔비디아의 ARM 인수 반대표
반도체 업계, “난항은 여전히 지속될 것”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미국 IT 기업 엔비디아(Nvidia Corp.)의 ARM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알파벳(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퀄컴(Qualcomm) 등 글로벌 기술기업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엔비디아는 일본 최대 IT기업 소프트뱅크(SoftBank)로부터 영국 팹리스 기업 ARM을 400억 달러(한화 약 44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세계 최대 ‘반도체 공룡’의 탄생을 예고했다. 당시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대표는 “엔비디아는 뛰어난 AI(인공지능) 역량을 지니고 있고 어떤 컴퓨팅 플랫폼도 ARM에 견줄 수 없다”며 “이 조합은 매우 강력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는 애플(Apple), 인텔(Intel), 삼성전자, 아마존(Amazon), 화웨이(Huawei) 등에 필수 칩 기술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중요한 공급업체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았다.

미국 금융매체 <블룸버그(Bloomberg)>는 13일(현지시각) 글로벌 기술기업이 독점규제기관에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3.1%까지 하락하며 뉴욕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세계 최대 ‘반도체 공룡’의 탄생 예고가 약 5개월이 지났지만 난항은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엔비디아
출처: 엔비디아

◇ ARM 인수전 주목∙∙∙반도체 시장 우위 차지할까?

ARM은 반도체의 기본 설계도를 제작하고 관련 특허를 팔아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미국 무선 전화통신 퀄컴과 한국 삼성전자가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2016년 소프트뱅크에 인수됐다가 지난해 9월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ARM을 인수하는 기업이 향후 반도체 및 전자기기 시장의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ARM 인수전이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ARM의 경영전략은 반도체 칩 설계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모든 사용자에게 라이선스를 허용한 것이다. 이로써 반도체 기업과의 경쟁을 최대한 줄였다.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완료하면 경쟁사에 기술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한하거나 라이선스 비용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 측은 “인수를 진행하면서 규제기관과 이해관계자 모두 협력 기업과의 투명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엔비디아의 노력을 알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며 “ARM의 모든 라이선스 사용자가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엔비디아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ARM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2일 퀄컴이 FTC(연방거래위원회), EU집행위원회, 영국 CMA(경쟁시장청), 중국 SAMR(시장감독관리총국) 등 규제당국에 이번 인수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표했으며 추후 거래 성사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슈퍼컴퓨터, 개인용 및 임베디드 시스템 등 다양한 방식으로 ARM을 지원한다. (출처: 엔비디아)

◇ 바이든 행정부 출범∙∙∙엔비디아-ARM M&A 최대 변수?

엔비디아가 ARM을 최종 인수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미국, 영국 EU(유럽연합), 중국 등 독점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규제당국은 이번 인수로 영향받을지도 모르는 각국의 기관 및 기업과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FTC가 제 3기관에 관련 정보를 요청하는 등 이번 인수에 대한 심층 조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더 이상의 자세한 언급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는 “각국을 대표하는 기술 대기업의 반대가 심하면 승인을 받기 어렵거나 인수 과정이 지연될 것”이라며 “ARM을 소유한 소프트뱅크도 위험요소로 작용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FTC의 구조조정에 따라 엔비디아의 승인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월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사실상 권력이 반독점 규제에 민감한 민주당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 레베카 켈리 슬로터(Rebecca Kelly Slaughter) 의장은 지난해 12월 “수직적 합병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집행해야 한다”며 “기업은 FTC가 수직거래를 어떻게 감시할 것인지에 대해 더는 지표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RM의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 약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며 “아무래도 독점 규제부분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거대 반도체 공룡의 탄생 예고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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