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5:53 (금)
엔비디아-ARM M&A, “英 규제당국, 심층 조사 필요”
엔비디아-ARM M&A, “英 규제당국, 심층 조사 필요”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8.23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英 CMA, “2단계 조사 여부 결정할 것”
퀄컴 등, 엔비디아-ARM M&A 반대 의사 표명
젠슨 황 CEO, 엔비디아 주식 매각∙∙∙ARM 인수 포기 가능성 나와
출처: 엔비디아
출처: 엔비디아

[한국M&A경제] 미국 IT 기업 엔비디아(NVIDIA)와 영국 팹리스 기업 ARM홀딩스의 인수합병(M&A)에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ARM의 인수 작업을 18개월 안에 완료하겠다는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무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1일(한국시각)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계획에 대한 심층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CNBC>는 CMA가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올리버 다우든(Oliver Dowden) 장관에게 엔비디아와 ARM의 M&A에 대한 첫 번째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냈다고 전했다. 

CMA는 심층 조사가 필요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양사의 M&A에 따른 독점과 국가 안보 및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 등을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CMA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RM의 지적 재산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관련 제품 간 상호 운용성 저해를 일으킬 것”이라며 “데이터 센터, 자동차 소프트웨어, 게임용 콘솔 등의 공급을 포함한 여러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CMA의 1차 보고서에서 나온 우려 요소를 해소할 것”이라며 “이번 M&A가 ARM은 물론 ARM의 경쟁사와 영국 정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가 양사의 M&A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우든 장관은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2차 보고서 작성을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CMA 관계자는 “담당 기관이 적절한 시기에 2단계 조사를 진행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엔비디아는 ARM을 400억 달러(약 44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젠슨 황 CEO는 18개월 안에 M&A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양사의 M&A는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심층 조사가 필요하다는 영국의 발표에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도 있다. 

그동안 퀄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술 기업은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양사의 M&A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ARM 기술력을 흡수하면 자사 칩 설계 핵심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며 “IT 업계에서 절대적 영향력 발휘가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양사의 M&A를 심사 중인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지난 4월 공정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ARM의 기업결합을 가급적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기업결합 후 관련 시장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는지, 경쟁이 저하될 우려가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그동안 젠슨 황 CEO는 ARM 인수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ARM 인수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젠슨 황 CEO가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주식을 두 차례에 걸려 매각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7월과 8월에 각각 8,000만 달러(약 940억 원), 총 1억 6,000만 달러(약 1,880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 현금화했다. 

젠슨 황 대표의 주식 매각 이유는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투자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엔비디아의 주가가 6.23% 상승했다”며 “젠슨 황 CEO가 현금 확보를 위해 주가가 급등한 점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