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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M&A 규모 역대 최대, 올해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M&A 규모 역대 최대, 올해는?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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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0조 원 이후 역대 최대 규모
“코로나19 팬데믹 따른 언택트∙디지털 전환 영향”
중국 규제당국 불승인 사례 등장∙∙∙“추가 승인 가능성 작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국M&A경제]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M&A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성사된 M&A 규모는 총 1,180억 달러(약 130조 원)를 기록했다. 1,077억 달러(약 120조 원)를 기록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저가의 기업 매물이 등장한 데다 언택트∙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미래 준비에 나서는 반도체 업계 투자가 점차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에도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기술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테크 시장에 변화의 물결이 일어났다. 올해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5G 등 언택트 관련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이 결합한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따라서 신기술 도입이 기업의 경쟁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게 투자 업계의 시각이다.  

SMB투자파트너스 심선식 대표는 “신기술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M&A를 전략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며 “4차 산업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M&A를 통해 신기술을 획득하고 회사 규모를 키우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사진=IC인사이츠
사진=IC인사이츠

◇공정위가 기업결합 승인한 2건의 M&A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규제당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사업구조 재편과 관련된 M&A 심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국의 경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아날로그 디바이스(ADI)의 맥심인터그레이티드 인수와 글로벌 웨이퍼스의 실트로닉 인수 건을 심사 완료 후 각각 승인했다. 관련 시장에 다수의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는 점, 수요자가 대형 반도체 기업인 점, 합병 후 점유율 증가 폭이 높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7월 ADI는 맥심과 210억 달러(약 23조 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고 거래가 종료되면 맥심의 주주는 맥심 보통주 1주당 ADI 보통주 0.630주를 받는다. ADI는 합병 회사의 주식 69%를, 맥심은 31%를 보유할 전망이다.

양사의 M&A는 미국, 필리핀, 대만, 유럽, 싱가포르 등이 심사를 완료해 승인했고 중국, 일본 등이 심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대만 글로벌 웨이퍼스의 독일 실트로닉 인수 건도 승인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웨이퍼스는 실트로닉을 37억 5,000만 유로(약 5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실트로닉은 스마트폰, 컴퓨터, 내비게이션, 디지털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실리콘웨이퍼 생산기업이다. 2019년 기준 13억 유로(약 1조 8,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로 글로벌 웨이퍼스의 시장 점유율은 32~35% 수준으로 늘 것”이라며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실리콘 웨이퍼 생산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의 M&A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승인을 받았고 미국, 중국, 호주, 싱가포르, 대만 등이 심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 AMD의 자일링스 인수, 엔비디아의 ARM 인수 등 3건의 인수 심사를 진행 중이다. 각각 90억 달러(약 10조 원), 350억 달러(약 40조 원), 400억 달러(약 47조 원) 규모의 M&A다.

공정위는 “최근 반도체 시장의 M&A는 관련 기업의 핵심 역량 강화나 AI, IoT,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혁신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복병으로 떠올라∙∙∙난관 극복 가능할까?

한편 반도체 업계의 M&A에 ‘중국’이 복병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미∙중 반도체 패권다툼 속 중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M&A를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을 인수하기 위해 2019년부터 지속해서 M&A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중국 규제당국에 가로막혀 무산됐다. 결국 어플라이드는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수수료 1억 5,400만 달러(약 1,749억 원)를 물어주고 고쿠사이를 포기했다.

이보다 앞서 2018년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NXP 인수도 중국 규제당국의 반독점심사에 통과하지 못했고 위약금 20억 달러(약 2조 원)만 남긴 채 끝났다. 투자 업계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보복 조치로 양사의 합병을 사실상 반대한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사례를 볼 때 앞으로 중국의 반도체 M&A에 대한 추가 승인 가능성은 작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 간 M&A 시도는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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