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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업계에도 ESG 바람, 전기차 핵심 부품 확보 경쟁 뜨거워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도 ESG 바람, 전기차 핵심 부품 확보 경쟁 뜨거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5.1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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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로 패러다임 변화∙∙∙글로벌 자동차 업계 부는 ESG 바람
보쉬, 전동식 스티어링∙배터리 제조 기업 인수∙∙∙자동차 핵심 부품 확보
스텔란티스, 합병 기간 줄여 전기차 기술 개발에 투입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국M&A경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포스트 내연기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연결성과 이동성 기술의 발전으로 배터리전기차(B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과 모빌리티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또 산업 간 진입장벽을 허물어 이종 산업계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시각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업계는 ESG를 주축으로 M&A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2015년 전 세계 주요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면서 미래차 시장 역시 이런 정책 기조를 따라간다는 게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전현주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대규모 자동차 기업의 M&A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기업 간 경쟁 구도 변화에 따라 전기차 기술 확보를 위한 M&A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스텔란티스
사진=스텔란티스

◇전기차 기술 확보 힘쓰는 자동차 업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도 ESG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자동차 패러다임이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 중심으로 변하면서 관련 기업과 M&A를 진행한다는 분석이다.

독일 자동차 부품기업 보쉬(Bosch)는 2015년 전동식 스티어링과 배터리 제조 기업을 인수하며 전기차 핵심 부품 확보에 나섰다.

ZF프리드리히스하펜(ZF Friedrichshafen)과 공동설립한 ZF링크시스템(ZF Lenksysteme, ZFLS)의 지분 100%를 취득하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ZFLS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 전문 기업이다. ZFLS의 전기모터 스티어링 시스템은 기존 유압식과 비교해 100km 주행당 0.8L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같은 해 보쉬는 배터리 제조기업 시오(Seeo)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3년 뒤 보쉬가 시오를 매각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셀을 직접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롤프 불란더 보쉬 회장은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업체가 되기 위해 직접 배터리 셀을 생산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렇다고 해서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현재 보쉬는 배터리 양산 대신 파워트레인, 배터리 시스템,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 관련 기술에 집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구상 중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보쉬는 2017년 전기자전거 시스템 기업 코비(COBI)를 인수하는 등 전기자전거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제조기업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프랑스 자동차 그룹 푸조시트로엥의 합병으로 대규모 글로벌 자동차 제조기업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탄생했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거래 규모는 520억 달러(약 57조 5,000억 원)다. M&A가 완료되면 스텔란티스는 14개의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4위의 자동차 제조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처음 합병 계획을 발표한 것은 2019년 10월이다. 스텔란티스가 지난 2월 출범하면서 약 1년 3개월 만에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양사의 M&A 전략은 합병 기간을 줄여 절감된 비용을 전기차 등 기술 개발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현지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면서 양사의 합병 논의를 신속하게 진행했을 것”이라며 “합병 절차를 줄인 만큼 연간 60억 달러(약 6조 6,200억 원)의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에너테크인터내셔널 외관. (사진=에너테크인터내셔널)
에너테크인터내셔널 외관(사진=에너테크인터내셔널)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업, M&A 활발해질까?

한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기업이 있다. 러시아 경제 매체 <베도모스티(Vedomosti)>는 지난 3월 러시아 원자력 국영기업 로사톰(RosAtom)이 미국 투자기업 TBG로부터 에너테크앤터내셔널의 지분 49%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에너테크의 지분은 로사톰과 TBG가 각각 50%씩 보유하게 됐다.

에너테크는 2001년 설립된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업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셀, 전극, ESS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양극과 음극에 고밀도 고합제 소재를 사용해 수명과 안전성을 확보한 고용량 전지를 개발하기도 했다.

에너테크의 경영권이 로사톰에 넘어오면서 외국인 대표 체제를 유지해 온 에너테크의 경영진도 교체됐다. 로사톰은 4월 오덕근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러시아에 기가팩토리(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대형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에너테크 관계자는 “러시아의 땅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까 후보지 선정에 시간이 걸린다”며 “늦어도 올해 안에 최종 지역을 선정하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업 리사이클(Li-Cycle)이 M&A 시장에 등장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2월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리사이클은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페리도트 어퀴지션(Peridot Acquisition)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고 있다. 리사이클의 기업가치는 16억 7,000만 달러(약 2조 원), 거래액은 6억 1,500만 달러(약 6,9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며 올해 2분기에 거래가 완료될 전망이다.

12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 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가 리사이클과 업무제휴를 맺었다.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얼티엄셀즈와 리사이클은 올해 말부터 새로운 재활용 프로세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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