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5:53 (금)
러 국영기업에 인수된 ‘에너테크’, K-배터리 러시아 진출 신호탄?
러 국영기업에 인수된 ‘에너테크’, K-배터리 러시아 진출 신호탄?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3.10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사톰, 에너테크 지분 49% 확보
러시아 내 기가팩토리 건설∙∙∙2기가와트 규모 배터리 생산 목표
에너테크 배터리, 러시아 대통령 전용 관용차 탑재될 것

[한국M&A경제] 러시아 원자력 국영기업 로사톰(RosAtom)이 한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에너테크인터내셔널(이하 에너테크)을 인수한다.

러시아 경제매체 <베도모스티(Vedomosti)>는 5일(현지시각) 로사톰이 미국 투자기업 TBG로부터 에너테크의 지분 49%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총 거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로사톰과 TBG는 에너테크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할 것으로 전해진다. 에너테크의 경영권이 로사톰에 넘어왔다. 인수 과정에서 에너테크의 경영진은 교체될 전망이다.

양사는 러시아에 기가팩토리(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대형 공장)를 건설할 계획이다. 세베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2025년 착공해 2030년까지 연간 2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120~200루블(한화 약 1,830~3,050억 원)이 투입된다. 최대 1,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전기차, 전기버스, 특수장비, 전력망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에민 아스케로프 로사톰 CEO는 “에너테크와의 협력은 원자력 이외 사업 개발을 위한 전략의 일부”라며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시장 진출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사톰
사진=로사톰

◇로사톰 원전, 러 전체 전력 수요 20% 차지

로사톰은 러시아 최대 원자력 국영기업이다. 러시아 전체 전력 수요의 20%가 이곳 원전에서 만들어진다. 전 세계 12개국에 41개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핵연료 기업 트벨(TVEL)을 자회사로 두면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시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트벨은 2018년부터 전기차용 모듈형 리튬이온 구동 배터리, 비상전원 공급장치, 재생에너지 자원, 부하 수요 완화를 위한 ESS를 생산 중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에너테크 인수로 양사의 ESS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에너테크는 2001년 설립된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업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셀, 전극, ESS 등을 생산하고 있다. 니켈 60%, 코발트 20%, 망간 20%로 구성돼 있다.

에너테크는 지난 2014년 양극과 음극에 고밀도 고합제 소재를 사용해 수명과 안전성을 확보한 고용량 전지를 개발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유럽, 러시아, 미국 등에도 수출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했다.

로사톰은 내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용 관용차에 에너테크의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에너테크인터내셔널 외관. (사진=에너테크인터내셔널)
에너테크인터내셔널 외관. (사진=에너테크인터내셔널)

◇인수 후 로사톰의 계획은?

한편 러시아 시장조사기관 비곤 컨설팅(Vygon Consulting)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430억 달러(한화 약 50조 원) 규모다. 향후 5년간 러시아 배터리 시장은 약 30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가팩토리가 완공될 경우 로사톰은 러시아 배터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공장보다 배터리 생산량이 많아져 40% 이상의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사톰은 생산된 배터리 대부분을 수출할 계획이다. 나탈리아 니켈로바 트벨 회장은 “먼저 독립국가연합(CIS)을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질 것”이라며 “2030년에는 중동국가의 시장점유율을 최대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