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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살아난 SSM, 성장 지속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살아난 SSM, 성장 지속될 수 있을까?
  • 문성봉 전문기자
  • 승인 2020.05.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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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동네상권 이용률 높여... SSM 성장세 돋보여
SSM 지속 성장의 관건... 트렌드 변화에 맞춘 변신 노력 이어져야
그로서란트 콘셉트로 선보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쿠캣마켓 프리미엄 매장 모습 (출처: 쿠캣)
그로서란트 콘셉트로 선보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쿠캣마켓 프리미엄 매장 모습 (출처: 쿠캣)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코로나19 사태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언택트 문화를 꽃피우는 기폭제가 되었다. 언택트 소비로 온라인 유통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SSM(Super Supermarket)의 성장세가 돋보이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는 코로나19 사태가 유통업에 미친 영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10.89조로 전년 동월 11.26조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2016년 6월 통계 개편 이후 초유의 감소폭을 보였다. 코로나19가 두문불출로 인한 소비활동 자체를 위축시킨 결과이다.

언택트 소비로 오프라인 유통의 매출은 17.6% 감소하여 2016년 6월 통계 개편 이후 최대의 감소폭을 보였다. 반면에 온라인 유통의 매출은 16.9% 증가하여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홈코노미(Home + Economy)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소비 가운데 식품(+75.4%)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진 가운데 생활·가구도 33.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오프라인 유통의 침몰 속에 SSM의 약진이 돋보인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오프라인 유통의 침몰 속에 SSM의 약진이 돋보인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온라인 유통에서 식품의 거래 비중(1월: 21.0% → 2월: 21.7% → 3월: 22.9%)의 지속적인 증가로 이어져 기존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가전·전자(1월: 21.0% → 2월: 23.5% → 3월: 23.2%)와의 격차를 거의 없애고 있다. 식품의 구입 단가가 가전·전자 제품에 비해 매우 작다는 점에서 이것은 매우 크나큰 변화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향후 온라인 유통에서 식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점하는 품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곧 대표적인 식품 구입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대형마트와 SSM에 보다 큰 충격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백화점의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백화점의 매출은 40.3% 감소한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던 해외 유명 브랜드(명품)의 매출마저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대형마트(-13.8%)와 편의점(-2.7%)도 매출 감소세를 보인 반면 주택가 인근 동네상권에 포진해 있는 SSM은 5.5%로 지난 2월(8.2%)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와중에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SSM의 성장세가 이어진 것은 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재택근무가 시행되면서 가정식과 간식의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이는 품목별 매출 자료에서 뒷받침되고 있다. SSM에서 비식품의 매출은 8.6% 감소한 반면 신선·조리식품(17.9%), 가공식품(5.0%), 농수축산(3.1%) 등 식품 카테고리는 7.1% 증가한 것이다. 특히, 신선·조리식품은 지난 2월 7.8% 성장에 이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3월의 증가세는 17.9%로 더욱 두드러졌다.

이러한 증가세에 힘입어 SSM의 점포당 매출액도 9.4% 증가하였다. 그러나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의 점포당 매출액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는 소비자들이 집 인근의 유통점인 SSM을 다시 이용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에도 SSM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보여주던 오프라인 유통의 침체 트렌드를 감안하면 성장세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식품 소비 패턴의 변화를 활용하는 SSM의 변신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 현상으로 특수를 누리던 배달음식 주문의 인기가 주춤해지고 있다고 한다. 장기간 집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편의 위주의 배달음식에서 건강을 생각하는 다이어트 식단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추세라는 것이다.

편의점에서도 밀키트의 수요가 폭증했다고 한다. GS25의 자료에 따르면 밀키트의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2%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해보면 앞으로 레토르트형 간편식보다는 품질과 신선도를 높인 고품질의 밀키트형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푸드테크 기업인 쿠캣이나 프레시코드의 약진은 이러한 경향성이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간편함의 편의성과 함께 건강까지 챙기려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의 기획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에 레스토랑(Restaurants)과 식료품점(Grocery)을 합한 '그로서란트(Grocerant)'라는 콘셉트를 도입하여 성업 중인 쿠캣의 쿠캣마켓 프리미엄 매장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고객의 니즈 맞춤형 매장의 설계와 상품의 기획 및 제공은 향후 중요한 성공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SSM은 외국의 프리미엄 식품 매장의 공간 디자인과 상품 진열 등에 더해 유망 푸드테크 기업들을 발굴하여 서로 상생하는 협업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문성봉 전문기자] mlsj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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