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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경제위기... 대공황의 그림자 드리우고 있어
코로나19發 경제위기... 대공황의 그림자 드리우고 있어
  • 문성봉 전문기자
  • 승인 2020.05.06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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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역량 증가율 감소 6%p 이상 전망... 글로벌 고용 악화 일로
신흥국 100개 이상 IMF 문 두드려
코로나19 책임 공방 속 2차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위기
출처: 게티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최근 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9명으로 줄어드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는 그동안 강력하게 시행해오고 있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늘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며 계속 악화일로에 놓여 있다. 이는 세계 각국이 국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국경을 봉쇄함에 따라 생산이 중단되고 소비가 위축되며, 글로벌 경제교역이 타격을 받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는 공급과 수요의 충격으로 실물 및 금융위기가 동시에 발생한 초유의 복합적인 위기여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글로벌 국경 봉쇄는 글로벌 관광산업 및 항공업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유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사상 최저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등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러한 국제유가의 급락은 산유국들의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으며,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미국의 셰일 업계도 풍전등화의 상황에 몰려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교역량 증가율 감소가 6%p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교역량이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이후 최악의 하강 국면으로 진입해 전년 대비 32%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GDP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올해 OECD 회원 36개국의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1.2%로 전망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로 IMF의 구제금융을 신청하거나 문의한 신흥국이 100개 이상인 것으로 밝혀져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각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전 세계에서 250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의 4월 실업률은 15.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코로나19發 고용악화는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의 고용시장 피해 추정」 보고서에서 신규 실업자 수가 최저 18.2만 명에서 최대 3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3월 취업자 수가 19만 5000명 감소하여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최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월 일시 휴직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60만 7000명에 달해 1년 전보다 126만 명 폭증하였다. 일시 휴직자의 경우, 경제 상황이 앞으로 더욱 악화되면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고용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으로 인해 소비자 및 기업의 심리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난 1월 104.2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4월 70.8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제조업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도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 1월 76, 2월 65, 3월 56, 4월 52로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어 이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이는 곧 경제가 활력을 잃고 침체의 늪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제 체력이 날로 허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GDP갭(실질성장률-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9년 –2.1%P를 기록하였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1.2%p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경제 성장률을 5년 간의 기간별로 묶어 분석해본 결과, IMF 외환위기 이후 최근 2010년 대의 두 기간 연속으로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고착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두 기간 연속으로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하회하고 있다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IMF 외환위기 이후 두 기간 연속으로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하회하고 있다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 어렵게 봉합된 미·중 무역전쟁이 또다시 재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책임 공방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빌미로 보복적 관세를 또다시 물릴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경제 교역량이 축소되며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또다시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현재의 불확실성이 경제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올 2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다고 가정할 때에도 이전 수준으로의 경제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의 종식 시점이 향후 세계 경제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에도 경제의 어려운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닥터 둠(Dr. Doom)’으로 불리는 미국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보다 더한 대공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올해 주가가 40%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물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금융시장의 안정화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최대한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은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현재 최대한의 현금을 비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예로 들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침체 늪에 빠진 지금, 신용위기에 빠진 기업과 고용악화에 직면한 개인들을 위한 단기적인 정책의 수립과 시행도 시급하지만 경제 활력과 체력을 회복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19년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618.5억 달러)가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127.8억 달러)보다 4.8배 많아 자본의 해외유출이 심각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글로벌 분업체계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는데 각국은 제조업의 회귀(reshorin)를 독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법인세율 인하, 노사안정을 위한 대책, 규제개혁 등 법제도 선진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공황의 전조 증세를 보이는 이번 경제위기를 신산업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구조개혁 등을 포함한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극복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民·官·産의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문성봉 전문기자] mlsj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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