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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구 칼럼] 코로나 이후 푸드테크의 미래
[지석구 칼럼] 코로나 이후 푸드테크의 미래
  • 지석구 박사 전)KIC유럽센터장
  • 승인 2020.08.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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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구 박사 전)KIC유럽센터장
지석구 박사 전)KIC유럽센터장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코로나 19’가 발생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지만 그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미국, 인도, 브라질 등 거대인구 국가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있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되었다. 특히 식당, 카페 등 음식을 다루는 가게에서는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욱 중시되고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푸드테크(‘Food’와 ‘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과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켜 신시장을 개척하는 기술)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의 개발이 더 요구되고 있다.

이미 많은 식당이나 호텔에서는 직원을 접촉하지 않고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비접촉식 주문대를 사용하고 있고, 사람 아닌 로봇이 바텐더로 나서 고객을 응대하기도 한다. 또한 식품의 개발과 서빙뿐만 아니라 배송에 있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와 고객의 편의를 돕고 있다.

최근 스페인의 인터넷 매체 “EU-Startups”는 코로나 이후 가까운 미래에 개발되어 판매될  푸드테크 제품으로 3D 프린팅 식품, 로봇 바텐더, 식용 곤충, 가짜(식물성) 고기 등을 소개하였는데 이들이 어떤 제품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3D 프린팅 식품

자동차 및 기계부품, 가구, 장난감, 스포츠용품 등 일부 업종에서는 이미 3D 프린터로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또한 피자, 햄버거, 초콜렛 등 일부 식품도 3D 프린터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3D 프린터로 음식이 만들어질 때 플라스틱 같은 소리가 나고, 음식용 반죽이 기계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와서 우리 뱃속으로 들어온다고 상상해보면 아직 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3D 프린터는 주방에서 요리사와 사회적 거리 두기 같은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전에 정확한 측정값이 적용되므로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든다. 인간 요리사만이 가지는 손끝 맛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으나 요리사와 비교할 때 속도나 정확성 그리고 효율성이 더 높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Natural Machines’사는 “Foodini”라는 3D 프린터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제품으로 생산되는 식품의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로봇 바텐더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끔 로봇 바텐더를 본 적이 있다. 멀지 않아 많은 카페에서 로봇이 음료를 흔들어서 고객에게 제공해 주는 세상이 올 것이다. 로봇 바텐더 또한 사회적 거리 두기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없고 음료의 선택이나 조합도 고객이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로봇이 알아서 만들어 준다. 고객은 그냥 앉아서 로봇이 어떻게 움직이면서 음료를 준비하는지를 구경만 하면 된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에스토니아 등 국가의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스타트업 ‘Makr Shakr’는 Toni와 Bruno라는 로봇팔로 각종 칵테일을 만들고 바(Bar) 실내조명과 세팅도 담당한다.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 소재한 스타트업 ‘Yanu’는 로봇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로봇 바텐더도 생산하고 있다.

근본적인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식용 곤충이 많이 거론된다. 이더블버그 크리켓 파스타에는 귀뚜라미 분말이 20% 함유돼 있다. (출처: 픽사베이)
근본적인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식용 곤충이 많이 거론된다. 이더블버그 크리켓 파스타에는 귀뚜라미 분말이 20% 함유돼 있다. (출처: 픽사베이)

식용 곤충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협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는 식량부족이다. 선진국에서는 인구가 줄고 있지만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식량부족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국가들도 많다. 기존의 전통적인 농법에서 벗어나 스마트팜 등 신기술에 기반한 농업 생산성 향상도 진행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식용 곤충이 대안의 하나로 많이 거론된다. 많은 사람들이 번데기는 먹어본 경험은 있겠지만 풍뎅이, 귀뚜라미의 애벌레나 검정파리를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먹기에는 아직 낯설 것이다.

애벌레는 음식으로도 사용될 수 있지만 사료로도 쓰이고 있고 퇴비에도 사용되어 토양의 질을 향상시킨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Ynsect’사는 곤충을 물고기 양식에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지금까지 약 1억 6천만 유로(한화 약 2천억 원)를 투입하였다. ‘쓰레기 없는 순환경제모델 생산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21년에 세계 최초로 곤충을 이용한 물고기 양식 시스템을 완전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짜(식물성) 고기

요즘 많은 사람들이 육류 섭취량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가짜 고기(또는 식물성 고기)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가짜 고기는 식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드는 식재료로, 동물의 줄기세포를 손상되지 않게 뽑아 실험실에서 배양하면 실제로 피가 나는 것처럼 보이게도 할 수 있다.

가짜 고기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스타트업 ‘Meatable’은 “가축을 도살하지 않고, 가축이 내뿜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으며, 항생제 없는 고기를 생산한다”고 자랑한다. 또한, 곰팡이를 이용하는 생명공학 회사인 스웨덴의 ‘Mycorena’사는 Promyc이라는 순수 채식 단백질을 생산하고 있는데 여기서 사용되는 곰팡이도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하는 등 환경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월드뱅크에 따르면 농업이 전 세계 GDP 총합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한다. 70억 인구를 시장으로 가지고 있는 농업은 다른 어떤 산업이 가지고 있는 시장보다 그 규모가 크고 이 또한 지속가능하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국내 식품업계는 푸드테크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업계, 학계 및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푸드테크 관련 우수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가 글로벌 식품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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