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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중복노선 경쟁 제한”∙∙∙기업결합 미뤄지나?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중복노선 경쟁 제한”∙∙∙기업결합 미뤄지나?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9.27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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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2024년 아시아나항공과 법인 통합할 것”
9개 경쟁당국 중 3개국 승인∙∙∙6개국 심사 중
공정위, 기업결합에 신중한 태도 보여∙∙∙“전향적으로 볼 필요 있어”
출처: 대한항공
출처: 대한항공

[한국M&A경제] 한국은 물론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면서 순항하는 듯 보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M&A가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일부 경쟁당국은 이번 M&A가 관련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조건부 승인’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27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대한민국-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장기화에 대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주요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가 아직 많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중복노선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월 대한항공은 오는 2022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2024년 법인을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차질 없는 M&A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9개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부 경쟁당국이 조건부 승인을 내걸고 대한항공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양사의 기업결합은 더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항공업계 글로벌 톱10 항공사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듬해 1월에는 한국 공정위를 포함한 9개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고 터키, 태국, 말레이시아 등 3개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나머지 6개국은 아직 심사 중이다. 

대한항공의 발표 이후 공정위는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올해 안에 심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경제분석 연구용역’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더 늦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심사 중인 나머지 6개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야만 이번 M&A가 최종 성사되는 만큼,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정위 심사가 늦어진 데에는 항공사 M&A 경제분석 연구용역이 애초 계획보다 미뤄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양사의 합병에 관한 신고서를 받은 후 서강대 산학협력단에 항공사 M&A 경제분석 연구를 맡겼다. 하지만 연구용역 기간을 애초 계획한 6월에서 10월 말로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를 마친 국가의 경우 노선이 단순했기 때문에 심사가 빨랐던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두 항공사 모두 국적기인 데다 노선도 여러 개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훨씬 많다”고 해명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더라도 국제선 운항에 대한 경쟁 항공사가 많을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대부분 LCC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공정위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KDB산업은행 전경. (사진=KDB산업은행)
KDB산업은행 전경(사진=KDB산업은행)

일각에서는 공정위에 하루빨리 승인 여부를 결론지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지난 13일 취임 4주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업결합은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조치”라며 “산업적 관점과 부실기업의 도태 시 생기는 파장 등을 놓고 보면 공정위가 조금 전향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의 핵심은 M&A 후 ‘독과점 여부’”라면서도 “그것보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소비자 편익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신 접종률의 증가로 여객 수요가 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수요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매출은 지난해 3분기 1조 5,953억 원에서 올해 2조 746억 원으로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8,297억 원에서 올해 1조 4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개선은 항공 화물 분야에서 이뤄졌다”며 “최근 백신 접종률의 증가 역시 실적개선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거리 여객 수요 회복과 항공 화물 운임 상승 등으로 대형항공사는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통합 대한항공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국내 항공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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