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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M&A, 거대 항공사 탄생 예고∙∙∙앞으로 진행 방향은?
대한항공-아시아나 M&A, 거대 항공사 탄생 예고∙∙∙앞으로 진행 방향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2.0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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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5조 원 이상 대형 항공사 전망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진행 중∙∙∙이르면 7월 심사결과 전망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시너지 등 살펴야”
김포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
김포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인수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 ‘글로벌 톱10’ 항공사의 탄생을 예고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간 M&A(인수합병)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매출 15조 원이 넘는 대형 항공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자회사를 합치면 절반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한공은 지난달 1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아시아나 주식 취득과 관련해 기업 신고서를 제출했다. 심사결과는 이르면 7월에 나올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거대 통합 항공사의 노선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는 반면 대형 항공사 간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열린 건전한 항공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과제’ 토론회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거대 독점기업이 탄생한다”며 “이 기업이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관련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출처: 대한항공 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관련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출처: 대한항공 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이유?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 M&A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라는 시각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이 위기극복 방안 중 하나로 M&A 전략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말 확산된 코로나19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산업 역시 커다란 피해를 봤다. 항공업계는 국내선을 중심으로 재편에 나서며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일부 항공사는 ‘목적지 없는 비행상품’을 선보기도 했다. 정부도 기간산업인 항공업계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항공업계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내세웠다.

송기한 한국교통연구원 항공교통연구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산업 전망이 유례없이 불확실하다”며 “항공시장 구조 개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항공시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M&A에 대해 “큰 변화 물결 속에서 항공시장이 미래모습을 찾아가는 현상 중 하나”로 보았다.

실제로 과거 일부 해외 항공사가 경영난 극복 방안으로 M&A를 진행했다. 미국 델타항공(Delta Air)이 대표적인 M&A 성공사례로 꼽힌다. 델타항공은 2005년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로 수익이 약화되면서 경영난에 빠졌고 파산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Northwest Airlines Corporation)과의 M&A로 세계 최대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글로벌 항공전문매체 에어포트테크놀로지(Airport Technology)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2019년 매출 475억 달러(한화 약 53조 원)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항공사가 됐다.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 Group)이 457억 달러(한화 약 512조 원),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이 432억 달러(한화 약 48조 3,000억 원), 루프트한자(Lufthansa)가 407억 달러(한화 약 45조 5,026억 원), 에어프랑스-KLM(Air France-KLM )이 304억 5,000억 달러(한화 약 34조 원)로 뒤를 잇는다.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최대 항공사 5곳이 모두 대형 M&A를 경험했다는 것이 주목할만하다. 아메리칸항공은 2014년 US에어웨이스(US Airways)와, 유나이티드항공은 2010년 콘티넨털항공(Continental Airlines)과 합병했다. 루프트한자는 2000년 이후 유럽 역내 항공사를,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는 2004년 네덜란드 항공사 KLM을 인수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공공정책 필요성 적극 고려 vs ‘회생불가 예외’는 업격하게 심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인수계획 발표 후 약 3개월이 지났다. M&A가 완료될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는 신중하고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송기한 본부장은 “항공사 자체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 우리나라 항공산업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국익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보다 피해를 최소화를 위한 관점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에 대한 의견도 있다. 공정위는 6월까지 항공사 통합으로 마일리지 등 소비자 혜택이 줄어드는지, 경쟁이 제한돼 운임이 올라가는지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공공정책의 필요성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사회정책의 필요성이 초래하는 경영상 위험 문제를 경쟁제한 완화 요인 등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은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회생불가 예외’는 엄격하게 심사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양사의 M&A로 경쟁제한 우려가 클지라도 인수대상 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등 이른바 ‘회생불가회사’로 인정된다면 공정위는 회생불가 항변을 적용해 기업결합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최 조사관은 “최근 항공운송 수요가 급감하고 단시일 내에 다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가능성 판단에서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동안 판례와 공정위 심결에서 유지돼 온 「공정거래법상」 회생불가 항변을 인정하는 기준의 엄격한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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