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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도 ‘노딜’ 가능성 커져… 멀어지는 항공산업 재편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노딜’ 가능성 커져… 멀어지는 항공산업 재편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7.27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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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가능성 커진 아시아나항공 인수
HDC현대산업개발, '선행조건 미해결'로 재실사 요구
이스타항공 전철 밟을까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아시아나항공도 이스타항공의 전철을 밟게 될까? 

HDC현대산업개발이 ‘선행조건 미해결’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한 것을 두고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요구는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발송한 공문에 따른 답변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선행조건이 마무리됐으니 빠른 시일 안에 계약하자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HDC현대산업개발에 발송했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인수 금액으로 2조 5천억 원을 제시하며 다른 인수 후보들을 크게 따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 업황이 악화되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조건을 재협상하자는 입장을 내놓는 등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 당기순손실이 크게 늘어난 점과 2020년 대규모 추가 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 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이뤄진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노딜’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선행조건 이행 여부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다가 결국 인수가 무산된 것과 같이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지금으로선 노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아시아나항공
출처: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노딜로 끝나면 국유화될까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노딜로 끝나면 ‘국유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 업황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새 인수자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덩치를 줄이고 인수 부담을 덜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을 분리 매각하는 방법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당장 매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이 국유화돼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에 오르면 현재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에게 차등감자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등감자는 기업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대주주의 지분을 소액주주의 지분보다 더 많이 감자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 국책은행이 대주주로 올라섰던 경우를 살펴보면 기존 대주주에게 차등 감자를 요구한 사례가 많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에 국책은행의 자금이 투입되면 기존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차등감자를 요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고강도 구조조정 역시 함께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고 항공 업황이 개선되면 매각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2~3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금호산업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계약금으로 각각 2,010억 원, 490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 

출처: 이스타항공
출처: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으로 사실상 파산수순 밟는 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포기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도 노딜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항공 산업 재편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로 제주항공은 인수합병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타항공은 3월부터 국내선과 국제선의 운항을 중단한 ‘셧다운’에 돌인했고 5월부터 항공운항증명(AOC)도 중지돼 사실상 항공사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어 자력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청산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1,700억 원을 해소한다고 해도 항공 업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 또 다시 위기를 맞게 될 수밖에 없다”며 “이스타항공을 시작으로 저비용 항공사가 줄도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citi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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