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51 (목)
M&A 전략 펼치는 글로벌 외항사∙∙∙팬데믹 시대 돌파구 될까?
M&A 전략 펼치는 글로벌 외항사∙∙∙팬데믹 시대 돌파구 될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3.17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정기 항공편 86% 감소
외항사, 경기 침체, 유가 상승 등 위기 때마다 M&A 내세워
여행 펀드, 스타트업 등 인수도 늘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국M&A경제] 2019년 말 확산된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전 세계 항공업계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글로벌 항공데이터 기업 시리움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항공사 통찰력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5일 각국의 이동제한조치가 시행되면서 전 세계 정기 항공편은 1만 3,500편으로 줄었다. 9만 5,000편 이상으로 가장 많은 정기 항공편이 있었던 1월 3일과 비교하면 86% 감소한 수치다. 국내선은 40%, 국제선은 68% 줄었다.

제레미 보웬 시리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 산업부문이 직면한 과제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간산업인 항공업계는 인적∙물적 이동에 제한이 오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정부가 항공업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내세우신 했지만 더는 대응할 방안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일부 해외 항공사가 경영난 극복 방안으로 M&A를 진행했다”며 “이번 위기에도 일부 항공사는 M&A 전략을 펼치는 등 해결 방안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델타항공은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항공사로 다시 태어났다. 2019년에는 한진칼 지분 4.3% 매입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에 주목을 받았다. (사진=델타항공)
델타항공은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항공사로 다시 태어났다. 2019년에는 한진칼 지분 4.3% 매입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에 주목을 받았다. (사진=델타항공)

◇해외 항공업계 M&A 사례는?

과거 사례를 보면 외항사는 경기 침체나 유가 상승 등 위기가 있을 때마다 M&A를 내세우며 위기극복 방안을 마련해 왔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최대 항공사 5곳이 모두 대형 M&A 경험했다는 것이 주목할만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항공전문매체 에어포트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델타항공의 2019년 매출액은 475억 달러(한화 약 53조 원)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아메리칸항공이 457억 달러(한화 약 512조 원), 유나이티드항공이 432억 달러(한화 약 48조 원), 루프트한자가 407억 달러(한화 약 45조 5,000억 원), 에어프랑스-KLM이 304억 5,000억 달러(한화 약 34조 원)로 뒤를 잇는다.

항공업계는 이들 5곳의 항공사가 모두 대형 M&A를 경험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델타항공은 2005년 유가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로 수익이 약화됐고 경영난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결국 파산 직전까지 갔던 델타항공은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항공사로 다시 태어났다.

2019년에는 한진칼 지분 4.3% 매입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했다. 파산보호신청하던 기업이 초우량 기업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당시 델타항공 측은 “향후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10년 합병한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탈항공은 이후 델타항공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사가 됐다. 유나이티드항공 지주회사 UAL이 콘티넨탈항공을 약 31억 7,000만 달러(한화 약 3조 6,000억 원)에 인수했고 유나이티드 콘티넨달 홀딩스가 출범했다. 당시 글렌 틸튼 유나이티드 콘티넨탈 이사회 회장은 “양사는 합병 후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할 것”라며 “구조 개선을 통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업계 최대의 수익과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아메리칸항공은 2014년 US에어웨이스와 합병했다. 루프트한자는 2000년 이후 유럽 역내 항공사를,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는 2004년 네덜란드 항공사 KLM을 인수했다.

시리움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사와 협력해 온 기술 스타트업 미가코어를 인수한다. (사진=시리움)
시리움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사와 협력해 온 기술 스타트업 미가코어를 인수한다. (사진=시리움)

◇여행 스타트업, 펀드, 사업부 등 새로운 M&A 등장

최근에는 항공사가 아니더라도 항공 관련 기업이나 펀드, 사업부 등을 인수하는 M&A 사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인해 단순히 운송에서 벗어나 항공업계와 관련된 데이터, 네트워크 구축 마련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리움은 지난 11일 여행 스타트업 미가코어(Migacore)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가코어는 온라인 데이터 소스에 첨단 머신러닝(ML) 기술을 적용해 항공사가 승객 수요 변동을 미리 파악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등 글로벌 항공사와 협업하면서 온라인 뉴스, 검색, 소셜 미디어, 행사∙전시회 등의 정보를 현실 여행 수요 예측에 도움이 되는 신호로 변환하는 작업을 해 왔다.

미가코어는 시리움의 데이터와 자원을 비롯해 글로벌 항공업 네트워크에 접근하기 위한 역량을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시리움 브랜드의 기존 서비스를 확장하고 유사한 예측 서비스를 항공 여행 및 항공우주, 항공기 자금 조달 등의 사업에 활용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 12일 2개의 펀드가 DVB뱅크그룹으로부터 ‘항공투자 및 자산관리사업’(Aviation Investment and Asset Management business, 이하 비즈니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개의 펀드는 대체 자산 관리기업 엔트러스트가 관리하는 블루 스카이 항공 전략과 글로벌 투자기업 스트래티직 밸뷰 파트너스(SVP)가 관리하는 펀드다.

비즈니스는 영국 펀드 듀케일리언 에이비에이션(Deucalion Aviation)을 통해 인수될 전망이다. 이 거래는 2021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는 글로벌 항공 관리 플랫폼으로 항공기 자산에 자본을 투자하고자 하는 금융 투자자에게 종합적인 턴키 솔루션을 제공한다. 총 자산 가치는 약 50억 달러(한화 약 5조 원)로 추산된다.

엔트러스트와 SVP는 국제적 성장 전략을 구축하고 현재의 항공 산업 혼란기로 인해 발생하는 보완적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 M&A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항공업계의 돌파구’로 보고 있다. 즉, 대한항공이 위기극복 방안 중 하나로 아시아나항공과의 M&A 전략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아직은 양사의 M&A가 순항 중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4일 터키 경쟁당국(TCA)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M&A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대한항공 측은 “다른 8개 당국에서도 큰 문제 없이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대한항공은 임의적 신고 대상 국가인 영국, 호주 등에 신고서 제출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