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2 13:05 (목)
잘 오르던 주가, 갑자기 바닥 치는 이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하락세 들어선 증시
잘 오르던 주가, 갑자기 바닥 치는 이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하락세 들어선 증시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6.16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증시 폭락
실물 경제와 주식 시장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재조정 이뤄질 전망
출처: 픽사베이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초 폭락했다 회복된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15일 하루 만에 국내 증시에서 88조 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01.48포인트(4.76%) 내린 2,030.82에, 코스닥 지수는 52.91포인트(7.09%) 하락한 693.15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한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실물 경제와 주식 시장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재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이번에도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주식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잘 오르던 주가, 갑자기 바닥 치는 이유?


증권가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최근 동학개미운동으로 빠르게 회복된 주가지수가 실물 경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등 실물 경제의 위기는 지속되고 있는 반면 증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며 괴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취업자는 2,69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 2천 명 줄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감소세는 2009년 10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이후 최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주식 시장은 긍정적인 이슈와 이벤트만을 반영해오며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웬만한 악재는 무시하면서 단기 과열됐고 평가 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시켜왔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는 ‘이태원 클럽’으로 시작된 수도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감염재생산수’도 3주 연속 1을 넘어서고 있다. 감염재생산수란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새 확진자 수를 나타낸다. 1 미만이면 확산세가 꺾였다고 볼 수 있고 1인 경우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바라봐야 한다. 1을 초과하고 있다는 건 확산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 베이징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사라진 지 56일 만에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베이징의 최대 농수산물시장인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11일 신규 확진자가 1명 발생한 뒤 12일에는 확진자 6명, 13일에는 36명, 14일에도 36명이 추가로 발생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상황도 좋지 않다. 5월 중순부터 경제 활동을 재개한 도시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을 비롯한 8개 주에선 최근 3일 동안 코로나 확진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지 플로이드 시위’도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시위란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반발해 일어난 시위다. 시위대가 주로 모여서 행동하는 데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탓에 지금까지 시위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명으로 집계됐다. 13일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수가 경찰의 총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시위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 리스크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의 모든 통신 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부터 15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9,194억 원, 기관 투자자는 2조 4,16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비무장화된 지대에 다시 진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남북 사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할 것”이라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말했다. 

출처: 픽사베이

실물 경제와 주가는 언제쯤 회복될까? 


실물 경제와 주가 사이 괴리가 심한 만큼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3분기 즈음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차 팬데믹이 발생하면 더 이상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없어 3월보다 주가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동학개미운동이 재현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고 주식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9일부터 15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매도 행렬’을 보인 데 반해 개인 투자자는 3조 3,127조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은 기초 체력(펀더멘탈)을 무시한 채 유동성을 기반으로 V자형 강세를 보였다"며 "이런 V자형 강세에는 글로벌 경제 재개와 경기 회복이 전제되는데 실물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그렇다면 실물 경제는 언제쯤 회복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6.0%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행히도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다소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ECD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2%로 예상했다. 유로존(-9.1%), 미국(-7.3%), 일본(-6.0%) 등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며 OECD 회원국 46개국 가운데 한국의 경제 성장률 낙폭이 가장 낮았다. 

다만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데다 한국 경제와도 큰 관련이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는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중국 산업생산이 1년 전보다 4.4% 늘어났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5%)보다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경기 회복세에도 찬물이 끼얹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이후 미국 기업 부실화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기업들은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면 미국 경기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일시적인 악재보다 실물 경제 지표와 관련된 이슈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hanmail.net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