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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경제 확산일로…경험 경제 시대의 총아로 자리 잡아
구독 경제 확산일로…경험 경제 시대의 총아로 자리 잡아
  • 문성봉 전문기자
  • 승인 2020.03.04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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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경제시대에서 경험 경제시대로… 각광받는 구독 비즈니스 모델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구독 경제 모델 도입… 월마트의 인홈 딜리버리(In-Home Delivery) 등 차별화 노력 본받아야
현대자동차의 구독 서비스 '현대 셀렉트'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구독 서비스 '현대 셀렉션' (출처: 현대자동차)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일컬어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라고 한다. 구독 경제 모델은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예전부터 이미 존재해 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문이나 잡지의 정기구독과 우유나 요구르트, 주스 등 식품의 월정(月定) 정기 배달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이러한 월정 정기 배달과 현재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구독 경제는 비즈니스의 내용적 측면에서 많이 다르다.

◆ 안 되는 게 없는 구독 경제… 衣食住 모두 구독 경제로 해결할 수 있어

예전의 월정 정기 배달이 해당 상품만을 우편이나 사람을 이용하여 전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면 최근의 구독 경제는 온라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여 고객들의 이용행태 등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맞춤형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골고루 경험하도록 설계되고 있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들어 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많은 영역으로 확산되며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의 보고서에 따르면 구독 경제의 시장규모가 2015년 4,200억 달러에서 2020년 5,3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독특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구독 경제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독서 플랫폼으로 유명한 ‘밀리의 서재’, 면도용품 구독 모델을 선보인 ‘와이즐리’, 패션 양말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미하이 삭스’, 말끔한 셔츠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위클리 셔츠’, 꽃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꾸까’,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피카’와 현대자동차의 ‘현대 셀렉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독 비즈니스 모델로 제공하고 있다.

패션 양말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중인 '미하이 삭스' (출처: 미하이 삭스)
패션 양말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중인 '미하이 삭스' (출처: 미하이 삭스)

이처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아이템이 구독 경제로 서비스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는 衣食住를 모두 구독 경제로 해결할 수 있다. 코리빙 하우스(co-living house)에서 살면서 화장품, 의류, 양말 등 필요한 생필품을 구독하여 정기적으로 배송을 받는다. 그리고 반찬이나 밀 키트(Meal Kit) 등 원하는 식단도 정기 배송 서비스를 받아 해결하고, 직장이나 미팅 등 외부로의 이동도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한 구독 자동차를 이용한다. 여유시간에는 독서 플랫폼을 이용하여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로 드라마나 영화를 즐길 수 있으며, 캘리그래피 등 다양한 취미생활도 모두 구독 경제로 해결할 수 있다.

이제는 경험 경제시대, 구독 서비스 확대일로…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확대될 듯

이렇게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구독 경제가 확대되며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일정한 비용으로 다양하게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러한 점은 현재 주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소유보다는 경험을 더 중시하는 가치관과도 부합함으로써 폭발력이 더해지고 있다. 또한 정기구독은 소비 과정에 들이는 노력과 비용을 절감해주는 효과가 있다. 매번 선택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고통도 들어준다.

더군다나 요즘은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가 결합되어 서비스 이용자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취향을 저격하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 덕택으로 선택과정도 즐겁기만 하다. 따라서 구독 경제가 주는 이러한 혜택들로 인해 이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에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는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을 더욱더 활성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이 고착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고 이전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더라도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은 일상화되고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영향은 구독 경제에도 파급되어 서비스 이용이 더욱더 확대되고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객 집 안의 냉장고까지 배송해주는 월마트의 인홈 딜리버리 서비스 (출처: 월마트)
고객 집 안의 냉장고까지 배송해주는 월마트의 인홈 딜리버리 서비스_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냉장고까지 배송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월마트)

유통업체로 번지는 구독 경제… 오프라인 유통의 차별화 노력 필요해

유통업계에도 온라인 유통업체를 필두로 구독 경제가 확산되고 있다. 유료 회원제를 도입하여 무제한 무료 배송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을 확보하고 경쟁사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는 락인(lock-in)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가 도입한 구독 경제의 모범은 아마존의 프라임 회원제도이다. 아마존의 프라임 회원에 가입하게 되면 무료 배송 서비스뿐 아니라 자사의 프리미엄 유기농 식품 전문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홀 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의 가격 할인 서비스, OTT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의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전자책 무료 이용 등 아마존 그룹 내 모든 서비스들과 연계된 혜택으로 높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아마존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월마트도 아마존과 유사한 회원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집안 배송을 넘어 가정 내 냉장고까지 배송해주는 인홈 딜리버리(In-Home Delivery)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아마존과 월마트가 구독 경제 모델을 도입하고 있는 것은 한번 물건을 팔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구매와 결제 수요를 유발해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고객 접점을 형성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고객 데이터의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구독 경제 모델을 도입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공통적인 서비스인 무제한 배송 서비스뿐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 서비스의 기획과 제공, 이종업체 간 제휴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의 제공에 더해 월마트와 같이 ICT 기술이 융합된 차별적인 배송 서비스의 개발과 제공으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문성봉 전문기자] mlsj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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