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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봉 칼럼] 메가트렌드(Mega-Trend)와 유통산업 ②
[문성봉 칼럼] 메가트렌드(Mega-Trend)와 유통산업 ②
  • 문성봉 전문기자(한국유통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1.08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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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렌드 2: 4차 산업혁명시대, 진화하는 기술이 유통산업 생태계를 바꾼다
문성봉 전문기자, 한국유통경제연구소 소장
문성봉 한국유통경제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현황을 요악하면 백화점 정체, 대형마트 침체, 편의점 지속적인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 이러한 현상은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소비행동의 변화가 초래한 결과의 하나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인구구조의 변화로만 설명하는 것은 부족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의 배후에는 또 어떤 요인이 자리 잡고 있을까?

4차 산업혁명시대, 乘數的인 기술진보는 산업 생태계를 재편해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란 용어를 주창한 뒤, 학자들 간에 논란은 있으나 현재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등 여러 요소 기술들이 융복합되어 모든 것이 연결되고 고도의 지능적인 사회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요약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에 따르면 데이터 거래량이 2017년 12EB(exabyte, 10의 18 제곱 바이트)에서 2020년 78EB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미국 Nature지의 보도에 따르면 슈퍼 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리는 연산을 구글이 실증에 성공한 양자 컴퓨터로는 200초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인공지능을 갖춘 머신 비전(Machine Vision)의 기계 결함 발견 소요시간이 2017년 1만 800초(3시간)에서 2019년 88초로 단축되었다고 한다. 이는 기계의 학습 속도가 엄청난 속도로 진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乘數的인 기술 진화는 모든 산업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전통적인 산업의 경계까지 허물고 있어 산업생태계가 새로이 재편되고 있다.

기술이 바꾸는 유통혁명, 손가락 경제시대(Fingernomy)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 7,576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2% 증가하였으며, 그중 모바일 쇼핑 규모는 8조 4,063억 원으로서 전체 온라인 쇼핑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규모가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쇼핑의 규모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스마트폰은 우리 삶의 여러 모습들을 바꾸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쇼핑 행동의 변화이다. 스마트폰 초기에는 생각조차 못한 신선식품을 비롯한 냉동식품 등 식품도 이제는 모바일로 쇼핑하는 시대이다. 작년 11월 식품의 모바일 쇼핑 규모는 1조 618억 원에 달하며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의 비중이 71.1%에 달한다. 한편 온라인 쇼핑이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 비중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온라인 쇼핑의 득세는 오프라인 유통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유통산업의 패러디임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時空間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나 쇼핑을 즐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온라인 쇼핑동향 (출처: 통계청)
온라인 쇼핑동향 (출처: 통계청)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e-커머스를 넘어서 보이스 커머스(Voice commerce) 시대를 향하고 있다. 앞으로 아마존의 ‘알렉사’ 등 인공지능 비서를 활용한 스마트 스피커를 통한 쇼핑의 활성화도 기대되고 있는데 이것은 곧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가 고객을 열광하게 만들며,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적인 유통 거인으로 성장한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은 정교한 알고리즘에 기초해 고객의 거래동향과 취향을 바탕으로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함으로써 매출과 함께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고객을 꽁꽁 묶어 두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가 있어 이것은 곧바로 오프라인 유통에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의 메이시스 백화점 등 거대 유통업체들의 몰락은 이에 대한 반증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현장과 동일한 체험을 할 수 있는 AR(증강현실) 및 VR(가상현실) 기술의 발전과 접목은 온라인 쇼핑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무인점포 시대, 첨단기술이 오프라인 유통의 포맷도 바꾸고 있어
그리고 또 인공지능 기술과 센서 기술, 간편 결제 기술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무인점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즉, 오프라인 유통도 첨단기술로 인해 그 포맷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마존 고를 필두로 알리바바의 타오카페, 중국의 빙고박스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편의점을 중심으로 무인점포가 도입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월마트는 완벽한 무인점포는 아니지만 계산원을 거치지 않는 스캔앤고(Scan and Go)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향후의 추이가 주목되는 가운데 앞으로 이런 추세를 반영하여 대인 서비스가 특별히 필요 없는 대형마트 등에서도 무인점포의 확산이 예상된다. 이러한 경향은 소비자의 태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5.9%의 응답자가 ‘점원 없이 혼자 쇼핑할 수 있는 곳’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2.0%의 응답자는 “무인점포 등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의향이 있다”라고 한 것이다.

첨단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이에 따른 소비자 태도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거대한 파고가 유통산업을 덮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첨단 기술이 오프라인 유통산업을 옥죄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설루션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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