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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봉 칼럼] 新人類와 유통혁명
[문성봉 칼럼] 新人類와 유통혁명
  • 문성봉 전문기자(한국유통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1.15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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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체험 때문에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더 선호하는 Z세대
다양함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골목상권에 열광하는 세대
취향을 저격하는 독특함, 오감을 체험케 하는 콘텐츠로 승부해야
문성봉 한국유통경제연구소 소장
문성봉 한국유통경제연구소 소장

 

작년에 “90년생이 온다”는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다. 이렇게 특정 세대가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대두된 것은 이들의 행태가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과 머지않은 장래에 이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 중추 세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대를 구분할 때 1995년 이후에 출생한 이들을 ‘Z세대’라 칭한다. 20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세대라고 해서 ‘Z세대’로 명명된 이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은 분명 기성세대와 다른 점이 많다. 그래서 혹자는 이들을 ‘新人類’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회사생활을 포함한 대인관계는 물론이고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도 기존의 접근방법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유통산업에서도 이들이 몰고 오는 새로운 조류가 감지되고 있다.


Z세대, 신인류가 온다
Z세대는 아날로그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로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이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더불어 성장하며 SNS 서비스와 인터넷 미디어에 친숙한 세대이다. 이런 세대의 특성을 빗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 지칭한 바 있다. 따라서 이 세대는 문자와 이미지, 동영상으로 소통하며, 심지어 검색도 유튜브로 할 만큼 동영상 사랑은 남다르다. 그리고 미디어 소비행동에서도 TV 시청보다 스마트폰을 통한 동영상 콘텐츠 시청이 더 많다. 한국투자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로 유튜브의 지명률이 54%로서 밀레니얼 세대(20대 후반 ~ 30대 후반) 35%보다 월등히 높다. 대학내일의 20대 연구소에서 행한 20~30대 900명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Z세대의 휴식 방법 1위가 “ASMR 영상 시청”(55.7%)으로 나타나 밀레니얼 세대[1위-스테이케이션(43.5%), 4위- ASMR 영상 시청(24.8%)]와 달리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일상화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최근 OTT 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이들의 이런 성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나랜드’, ‘체험’이 더 중요한 세대
Z세대의 부모는 X세대(1965~1979년생)이다. 그래서 이들은 부모들의 성향을 많이 이어받은 측면이 있다. 따라서 Z세대는 그들의 부모인 X세대의 다양성을 추구하며, 일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주의, 집단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성향을 물려받았다.
조사회사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각 세대별 200명씩 조사한 자료를 보면 “평소 나에 대한 관심이 많다” (Z세대: 82.9%, 밀레니얼: 82.0%, 1차 베이비부머: 76.8%, 2차 베이비부머: 75.0%)는 질문에 Z세대의 응답률이 가장 높다. 이처럼 Z세대는 ‘나 중심’의 사고방식이 강해 모든 것으로 자신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다 보니 홀로 ‘혼밥’을 하고 ‘혼술’을 해도 전혀 편하지 않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조사 결과, Z세대는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하는 경우(40.5%)보다 스스로가 원해서 ‘혼밥’을 먹는 경우(66.5%)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나 기성세대와 많이 다르다.

Z세대의 나 중심 가치관 ‘나나랜드’는 자연스럽게 타인의 나에 대한 평판을 궁금해하는 것으로 연결되는데 “나에 대한 주변의 사람의 평판을 알고 싶다” (Z세대: 69.8%, 밀레니얼: 55.0%, 2차 베이비부머: 47.7%, 1차 베이비부머: 45.1%)는 질문에 동의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이러한 성향은 또한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과도 연결된다. 그래서 제품 구매행동에도 이러한 욕망이 반영되어 “나만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제품이나 브랜드를 구매하는 편” (Z세대: 31.6%, 2차 베이비부머: 27.8%, 1차 베이비부머: 25.6%, 밀레니얼: 23.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다.

다른 사람과 구별되기 위한 노력은 자연스럽게 명품 브랜드 구매 행위와도 연결되고 있다. “같은 값이면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 (Z세대: 68.0%, 밀레니얼: 67.2%, 2차 베이비부머: 56.9%, 1차 베이비부머: 56.1%)는 질문과 “브랜드 제품 구매 시 남들이 잘 알고, 이름 있는 브랜드인지를 고려한다” (Z세대: 46.9%, 밀레니얼: 42.9%, 2차 베이비부머: 34.7%, 1차 베이비부머: 30.5%)는 질문에 대해 동의하는 응답이 Z세대에서 가장 높은 것은 이에 대한 증거이다. 백화점 명품 구매 고객 가운데 20~30대 젊은 층이 많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경향성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의 81%가 온라인 쇼핑보다 오프라인 쇼핑을 더 좋아한다고 응답한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46%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Z세대가 오프라인 쇼핑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매장에서 제품을 체험해 보고 싶어서”라고 한다.


골목상권의 부상 그리고 개성과 오감 체험이 중요한 Z세대
대학내일의 20대 연구소가 900명을 조사한 결과, Z세대의 인스타/블로그 마켓에서의 구매 경험은 33.7%에 이르고, 이러한 구매 경험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36.6%)라고 응답하였다. 이는 바로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Z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개성과 취향을 중시 성향은 요즘 부상하는 골목상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요즘 부상하는 힙지로, 샤로수길, 익선동 한옥마을, 문래 창작촌, 황리단길, 해리단길 등의 골목상권은 젊은 이들에게 골목길의 다양성 속에서 인스타그래머블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인기를 얻고 있다. 오래된 골목길에서 그들은 보고, 먹고, 냄새(향기) 맡고, 느끼며, 독특한 것을 사진으로 찍는 등 오감을 통한 체험에 끌리는 것이다. 이러한 골목상권의 부상은 불투명한 미래보다는 확실한 오늘을 추구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그래서 현재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Z세대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

일본의 츠타야 서점이 각광을 받는 것은 고객에게 취향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이기 때문이다. 서점인데 라이프스타일을 판다. 앞으로 대형마트도, 슈퍼마켓도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팔 수 있도록 설계하여야 할 것이다. O2O전략은 Z세대의 체험을 중시하는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방편 중 하나일 수 있다. 다만 어떤 요소를 가지고 체험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라스트핏 이코노미(Last Fit Economy)는 고객의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극대화시키려는 근거리 경제를 일컫는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과 고민이 온라인 쇼핑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쇼핑에서도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로 작용할 것이다.

Z세대가 중시하는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상품과 서비스, 콘텐츠의 설계가 중요한 시대가도래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 가게(매장)는 고객에게 취향을 판매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보고 이를 위해 앞으로 어떤 요소를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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