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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중인 오프라인 유통업, 2020 돌파구가 있을까?
침몰중인 오프라인 유통업, 2020 돌파구가 있을까?
  • 문성봉 전문기자
  • 승인 2020.01.10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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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온라인 유통 급부상 속 오프라인 유통업은 침몰 중
침몰의 원인은 '가성비', '편의성' 추구 등 소비자들의 소비행동 변화 때문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정확히 읽고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
그래픽 작성: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신문 (자료원: 통계청, 서비스업 동향조사)
그래픽 작성: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신문 (자료원: 통계청, 서비스업 동향조사)

 

작년 유통산업을 정리해보면 온라인의 지속적인 성장 속에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주자인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은 매출의 정체를 넘어 감소하는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의 서비스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백화점은 작년 1사 분기 및 2사 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4% 정도의 매출 증가를 보였지만 3사 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이 제로(zero, 0)였다. 대형마트('19 1/4분기: -1.0%, 2/4분기: -4.3%, 3/4분기: -5.8%)와 슈퍼마켓('19 1/4분기: -4.9%, 2/4분기: -4.4%, 3/4분기: -6.2%)의 각 분기별 매출은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백화점은 명품으로 선방,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온라인 공습에 속수무책

백화점의 상품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명품과 가정용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역신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매출 측면에서 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것은 명품과 프리미엄 가정용품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 덕분이다. 20~30대 밀레니얼 세대의 '가심비' 중시 소비에 따른 작은 사치에 대한 로망이 명품 매출 증가의 주요한 동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2020 새해에도 백화점은 명품과 프리미엄 가정용품에 집중적인 투자와 이를 통한 차별화로 럭셔리 쇼핑의 이미지를 명확히 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명품업계가 독자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은 향후 백화점의 명품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되므로 이에 대한 대응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 온라인 유통은 매출 규모면에서 전문 소매점(전통시장, 로드샵 등)을 제외하고 오프라인 유통을 압도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도 14.5%에 달해 면세점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작년 11월까지도 계속되어 분기별 성장률이 14% ~ 15%에 이르고 있으며, 매출액 기준 시장 규모는 2015년 대비 2018년에 1.5배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시장규모는 2015년 대비 큰 차이 없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유통산업에서 태풍의 핵으로 성장한 온라인 유통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고 인식되던 신선식품 영역마저 거침없이 파고들어 작년 11월까지 3조 2천억 원의 매출 규모를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선식품과 음식료품을 합친 식품류 매출 규모는 2017년 10조 4천억 원, 2018년 13조 5천억 원, 2019년 11월까지 15조 3천억에 이르고 있어 이제 온라인 유통은 소비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쇼핑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 유통이 급속 성장하는 것은 저성장 시대 속에서 지갑이 얄팍해진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추구하고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쇼핑의 편의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배후에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표적인 기술인 인공지능(AI),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기술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은 신기술을 활용한 최적의 로지스틱 전략, 물류 자동화, PB 브랜드를 활용한 초저가 전략 등으로 트렌드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편의점의 성장세,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 덕분

'싱글슈머(Single + Consumer)', '나 홀로족'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가 반영된 신조어이다. 1인 가구는 소형 패키지를 선호하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성향이 있어 집 근처에 있는 현대적 구멍가게인 편의점(CVS)을 애용한다. 이러한 소비패턴의 결과로 2015년 이후 편의점의 연평균 성장률은 14.0%에 달하고 있다. 편의점의 이러한 높은 성장률은 소비의 변화를 읽고 가성비 높은 다양한 도시락 제품의 개발, 편리한 생활 서비스 제공, 원두커피, 치킨, 햄버거 등을 취급하는 숍인숍 전략 등으로 기민하게 움직인 것도 한몫했다. 이러한 편의점 업계의 대응전략은 여타 오프라인 업계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에도 과제는 있다. 그동안 고객의 사랑에 힘입어 초고속으로 점포 수를 늘려왔으나 이제는 포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올해부터 앞으로 2 ~3년 동안 기존 점포의 재계약 기간이 도래하고 있어 점주의 이해타산에 따른 운영 브랜드의 교체, 인접 지역의 개점 제한 등의 규제, 최저 임금 수준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인건비 문제로 인력 운용과 수입의 감소 등으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이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지혜로운 설루션들을 강구해야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편의점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기술을 융복합한 무인점포가 서서히 도입되고 있다. 이는 기술의 진보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하나의 증표로서 앞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행동의 철저한 분석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의 접목이 산업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시뮬레이션해보고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온라인 유통과의 경쟁도 바로 이 접점에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앞으로 온라인 유통이 어떻게 발전할지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문성봉 전문기자] mlsj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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