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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린 페이스북, 새로운 정책으로 돌파구 찾나
벼랑 끝에 몰린 페이스북, 새로운 정책으로 돌파구 찾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6.29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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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운동
대형 광고주가 얼마나 오랜 기간 지속할지가 관건
출처: 픽사베이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게시물에 대한 대응을 미뤄오다 대형 광고주의 보이콧 선언에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며 과거 무대응 논란을 수습하는 모양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 정책을 위반한 정치적 게시물에 경고 딱지를 붙이고 소수 집단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증오나 폭력 선동, 투표 억압 등과 관련된 콘텐츠라고 판단되면 바로 삭제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겨냥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게시글을 SNS에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인종차별적이며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바로 차단 조치를 취한 반면 페이스북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동조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26일(현지 시간) 페이스북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8.32% 폭락한 216.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사이 시가총액 650억 달러(약 67조 2천억 원)가 증발해버린 것이다. 이번 페이스북의 주가 하락폭은 최근 3개월 동안의 주가 하락폭 가운데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저커버그의 재산도 72억 달러(8조 6천억 원)가 날아가며 저커버그는 세계 부자 순위 3위를 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 내주고 4위로 밀려나게 됐다. 1위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2위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다.

출처: 픽사베이

점점 확산되는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운동 

현재 미국 기업 100곳가량이 '#이익을 위한 증오를 멈춰라(#StopHateForProfit)'는 해시태그와 함께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광고주 가운데는 화장품 업체 유니레버, 통신사 버라이즌, 의류업체 노스페이스·리바이스, 음료제조업체 펩시코·코카콜라, 카페브랜드 스타벅스 등이 동참했다.  

스타벅스의 동참 선언에 프랑크 팔론 하원의원은 “유명 브랜드가 SNS플랫폼 업체에 혐오 발언과 싸우라는 압력을 넣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운동 동참으로 인종 차별과 폭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고객들에게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또한 부정적인 게시물에 자사 브랜드 광고가 붙을 수 있다는 염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광고주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광고주들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해석했다.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운동을 주최한 미국 시민단체들이 유럽의 주요 기업에게도 보이콧 운동에 합류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광고 보이콧 선언으로 페이스북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페이스북 매출의 90% 이상은 광고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광고 수익 가운데 25% 이상은 대형 광고주로부터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중단을 선언하기 전까지 유니레버는 한달에 85만 달러, 버라이즌은 50만 4천 달러를 페이스북 광고비로 쓴 것으로 전해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IT업체의 광고 매출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페이스북은 더욱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사태 탓에 여행업체가 광고비를 줄이면서 IT업체들도 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페이스북 광고 효과가 워낙 큰 만큼 기업들이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을 오래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니레버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선 페이스북 광고를 끊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코카콜라도 최소 30일 동안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광고 수입 감소, 페이스북만의 일이 아니다?

페이스북과 함께 대표적 IT주로 꼽히는 트위터, 알파벳, 스냅 등의 주가도 하락하면서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IT업체의 광고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뉴욕 증시의 상승을 대형 IT주가 이끌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 IT주가 휘청이면 전 세계적인 주식 시장이 다시 침체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브라이언 켈리 BK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는 페이스북 보이콧 운동과 관련 “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 수입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며 “광고 수입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은 이 기업들에 발을 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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