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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만큼 올랐다”… 고개 드는 미국 증시 거품론
“오를 만큼 올랐다”… 고개 드는 미국 증시 거품론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7.15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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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는 늘어나는데 '훨훨' 나는 주가
2000년 닷컴버블 재현될까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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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미국 증시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미국 증시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높게 평가돼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위험을 너무 낮게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대형 IT기업의 주가가 장중 줄줄이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7%가량, 아마존은 5%가량,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2~3%가량 떨어지며 대형 기술주를 향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식 시장이 기업의 향후 실적보다 더 앞서 나간 것 같다”라며 “시간이 흐르면서 리밸런싱(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우세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다시 ‘셧다웃’에 들어섰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경제 규모가 가장 크다. 캘리포니아주의 술집은 모든 영업이 중단되고 식당, 극장 등의 실내 영업도 금지됐다.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는 올해 가을도 학교 문을 열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코로나19가 곧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무서운 줄 모르고 ‘고공행진’하는 대형 기술주

최근 이른바 ‘FANGMAN’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7조 달러(약 8,500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금리가 낮아져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데다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으로 IT기업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주가가 30% 가까이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대형 기술주가 급등함에 따라 ‘고평가’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주가가 실물 경제와 기업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채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 전략가는 “대형 기술주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가 극도로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며 “이런 기업들은 실적이 전망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가총액 기준으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에 오른 테슬라 주가도 ‘너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7월 들어서만 38%가량, 올해 들어서는 290%가량 급등했다. 

미국 포브스의 한 칼럼니스트는 “테슬라가 자체적인 성장세는 빠를 수 있지만 다른 완성차 기업들과 비교하면 수익이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테슬라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열정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닷컴버블’ 재현될까? 

현재 증시 흐름이 ‘뉴 닷컴버블’이라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닷컴버블은 1995년에서 2000년 사이 인터넷 관련 분야가 크게 성장함에 따라 발생했던 투기·투매 현상을 일컫는다.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의 주식을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이 기업들이 예상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나스닥 지수는 2년 동안 75%가량 폭락한 바 있다. 

현재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2를 넘어서며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수익비율은  밸류에이션을 판단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S&P500지수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15~16으로 여겨진다. 

미국의 한 경제 전문가는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12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바라봤다. 

1분기보다 코로나19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던 2분기에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도 현재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S&P500지수를 이루는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4.6%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39% 늘어나지만 1년 전보다는 여전히 25% 줄며 당분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고 향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결국 주식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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