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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케이뱅크, 1호 인터넷은행 위상 다시 찾을까
한숨 돌린 케이뱅크, 1호 인터넷은행 위상 다시 찾을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6.22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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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증자 추진하는 케이뱅크
1호 인터넷은행 위상,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출처: 픽사베이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경영 정상화에 난항을 겪던 케이뱅크가 다음달 한숨을 돌리게 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전환주식 3,147만 340주(약 1,574억 원)의 신주 발행을 의결했다. 7월 8일 주주명부 기준으로 각 주주사별 지분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한 뒤 실권주가 발생하면 주요 주주사가 나눠서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 주금 납입 기일은 7월 28일이다. 

지난 4월 결의했던 5,949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7월 안에 이사회를 열어 3대 주주인 BC카드, 우리은행, NH투자증권에 2,392억 원을 배정하고 나머지는 미발행할 예정이다. 전환 신주와 합하면 약 4천억 원 규모를 증자하는 셈이다. 7월 28일을 기점으로 케이뱅크 자본금을 9,017억 원이 될 예정이다. 

이번 증자를 계기로 케이뱅크가 다시 인터넷은행으로서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여곡절 많았던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우여곡절 끝에 증자를 결정했다. 2017년 ‘1호 인터넷은행’으로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케이뱅크 설립을 이끌었던 KT가 지난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금융당국은 검찰 수사를 근거로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고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자금 수혈이 어려워 지난해 4월부터 대출 영업도 중단한 상황이었다. 

KT는 차선으로 자회사인 BC카드를 케이뱅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BC카드는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10%를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선 뒤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34%까지 늘릴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BC카드의 ‘주식 한도 초과 보유’에 대한 승인을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를 위해 주요 주주를 설득하는 것도 케이뱅크의 과제로 남아 있다. 케이뱅크 지분 13.8%를 보유한 우리은행은 BC카드의 케이뱅크 대주주 등극에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케이뱅크에 증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BC카드가 케이뱅크를 어떻게 경영할지와 관련된 확실한 청사진이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주주의 출자 결정이 미뤄지면서 케이뱅크는 당초 18일까지 5,949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1조 1천억 원까지 확충하고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중단됐던 대출 영업을 다시 시작한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출처: 케이뱅크

다시 뛸 준비하는 케이뱅크 

케이뱅크는 다음달 1일 처음으로 기존 ‘듀얼K 입출금통장’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혜택을 업그레이드 한 새 입출금통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케이뱅크가 시중은행과 달리 한 종류의 입출금통장만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입출금통장 출시는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증자가 마무리되는 대로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 등을 비롯한 새로운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23일부터는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신규 가입자에 대해 실명계좌 발급 서비스도 지원한다. 지난 2017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가상자산 거래 실명제에 따라 업비트는 2018년 1월부터 신규 가입자에 대한 실명계좌 기반 원화거래를 지원하지 못해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만 IBK기업은행 실명계좌를 운영해왔다. 

이번 협업으로 케이뱅크 계좌를 보유한 내국인 투자자는 업비트에 상장된 가상화폐를 ‘원화’로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케이뱅크 계좌 발급이 불가능해 원화 입출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테크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출처: 카카오뱅크

증자 성공해도 갈 길 멀다?

케이뱅크가 경영 정상화에 성공해도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케이뱅크의 경쟁사로 꼽히는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 데다 향후 사업 다각화 추진 계획마저 내놨기 때문이다. 자본금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인 토스뱅크도 케이뱅크의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는 1,700만 명의 고객을 지닌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와 시너지를 통해 빠른 시일 안에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권과는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금융산업이 비대면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이 나란히 성장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나온다. 케이뱅크가 좌절하긴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얼마나 빨리 혁신을 이루냐에 따라 제1호 인터넷은행으로서 위상을 살릴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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