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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봉 칼럼] 골목상권의 미래 생존법
[문성봉 칼럼] 골목상권의 미래 생존법
  • 문성봉 전문기자(한국유통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4.13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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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화와 디지로그(Digital+Analog) 추진 전략으로 위기 돌파해야
출처: 게티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최근 불어닥친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요함으로써 우리의 생활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사람들을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 방식의 언택트(untact) 문화가 일반화되고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모든 오프라인 유통업이 불황이 심화되며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있다.

◆ 점점 축소되는 오프라인 유통의 입지… 코로나19로 위축 더욱 심화될 듯

3월 말에 발표된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한 반면 온라인 유통은 34.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통계 개편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라고 한다. 감염병이 초래한 비대면 문화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쇼핑 행위가 급격하게 온라인으로 쏠린 결과이다. 특히, 온라인 유통을 통한 식품 구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92.5%나 폭증하였다.

이미 온라인 유통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렇게 유례가 없을 정도의 급격한 증가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유통의 고속 성장에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젊은 2030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에 익숙해 있던 5060 세대마저 온라인을 이용하게 됨으로써 온라인 쇼핑의 간편함과 편리함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층의 온라인 쇼핑으로의 이동으로 오프라인 유통의 위축은 더욱더 심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회사인 칸타 월드패널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5월부터 8개월간 진행된 신종플루 사태 이후 국내 온라인 유통은 15.4% 성장하였으며, 2015년 6월부터 7개월 동안 진행됐던 메르스 사태 이후 온라인 유통은 28.1% 성장하여 온라인 유통의 쏠림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이러한 온라인 유통의 성장 심화 현상은 반복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골목상권 24개 업종에 속한 32개 협회·조합의 정책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오프라인 영세 유통업체들의 위기가 드러나고 있다. 이 조사 자료에 의하면 올 2~3월의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8%, -44.8% 역 신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골목상권의 63.4%(4개월 이내: 46.7%, 4~6개월 이내: 16.7%)가 6개월을 버티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예측컨대 이러한 어려움은 1회적 이벤트성이 아니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축소지향 골목상권 위기의 돌파구는… 스마트화와 디지로그(Digital+Analog)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모든 것을 스마트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술환경의 변화 속에 인구구조의 변화, 장기적인 저성장 모드로 돌입한 경제 환경 등 우리를 둘러싼 제반 환경의 변화로 경제생활을 포함한 우리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삶의 변화를 뼈저리게 체험케 한 것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이다. 굳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쇼핑, 오락, 외식, 운동(홈트, 집에서 하는 운동), 취미 생활 등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핑거노미(Finger+Economy) 시대가 되었음을 실감한 것이다. 이제 이러한 핑거노미 시대에 적합한 형태(포맷)와 콘텐츠를 갖추지 못하면 도태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똑똑해지는 스마트 시대에 골목상권에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도입하여 스마트해져야 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조류이다. 스마트 팩토리와 기존 아날로그형 공장의 경쟁력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 골목상권의 유통업도 스마트 스토어로 거듭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어 도태될 것이다. 이는 기존 구멍가게 몰락과 편의점의 발전 추세를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깔끔한 매장의 진열과 구성, 소비자의 기호가 반영된 신상품의 출시, 자동화된 재고관리와 발주 시스템, 소비자를 이롭게 하는 부가적인 각종 편의 서비스들의 추가 등 편의점의 이러한 끊임없는 변신은 구멍가게를 비롯한 소형 슈퍼마켓의 몰락을 초래했다. 아마도 앞으로 아마존 고(Amazon Go)와 같은 신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스토어가 우후죽순 생기게 되면 이러한 트렌드에 편승하지 못한 지금의 편의점 또한 경쟁력을 잃고 도태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최근에는 인건비 등 운영환경의 변화에 따른 측면도 일부 있지만 편의점 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부는 것은 시대적 조류에 따른 변화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 시대에 7080 레트로 열풍도 뜨겁다. 이는 MZ세대의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문화와 7080 학번의 향수가 융합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그래서 이색적인 골목문화와 살롱문화가 인기다. 이런 트렌드가 의미하는 바는 온라인 유통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콘텐츠와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색 다른 그래서 차별적인 콘텐츠의 제공이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유통이 득세한다고 해도 오프라인 유통이 완전히 멸종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 채울 수 없는 니즈를 오프라인이 채워주는 콘텐츠와 비즈니스는 살아남을 것이다. 공간과 상품 등 콘텐츠에 디지로그를 지혜롭게 접목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한 이유이다. 변화의 조류를 읽고 업의 특성에 따라 스마트화를 어떻게 추구해야 할지, 혹은 디지로그를 추구해야 할지, 아니면 둘 다 모두 추구해야 할지를 따져보고 구체적인 추진 전략의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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