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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석 전 회장 노쇼 논란∙∙∙남양유업의 앞날은?
홍원석 전 회장 노쇼 논란∙∙∙남양유업의 앞날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8.06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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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지난달 말 예정된 임시주총 연기
한앤컴퍼니, “법적 조치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 적극 검토할 것”
남양유업 임직원 이탈 가능성↑∙∙∙“임직원 사기 저하는 분명한 사실”
사진=남양유업
사진=남양유업

[한국M&A경제]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이 지난달 30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 불참한 이후 후폭풍이 불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자는 “남양유업 홍 회장의 경영권 매각 계약이행을 촉구한다”고 게시하며 “남양유업이 아닌 홍씨 일가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앤컴퍼니는 주식매매계약 위반에 따른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필요하면 법정 소송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홍 전 회장이 한앤컴퍼니가 아닌 제3기업과 비밀리에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불가리스 사태로 M&A 시장에 등장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남양유업의 매각 작업은 한 치 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사진=한앤컴퍼니
사진=한앤컴퍼니

◇임시주총 연기에 한앤코, “남양유업의 일방적 통보”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집행임원제도 도입 등 정관 변경도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 남양유업은 “이번 임시주총은 연기의 의제가 제안돼 심의한 결과, 오는 9월 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공시했다. 그 자리에 홍 전 회장은 물론 매각 관련 인사조차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남양유업은 일정을 연기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쌍방 당사자 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을 뿐이다. 

한앤컴퍼니는 “쌍방 합의 없이 당일 오전 임시주총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현 대주주인 매도인의 일방적인 의지로 6주간 연기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즉각 반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 임직원도 홍 전 회장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전해 듣는 처지”라면서 “홍 전 회장의 의중은 홍 전 회장만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의 불가리스(사진=남양유업)

◇홍 전 회장의 변심이 원인?

이번 사태에 대해 홍 전 회장이 매각을 두고 변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애초 남양유업이 M&A 시장에 등장한 것 자체가 홍 전 회장의 매각 의지가 있어서가 아니라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홍 전 회장은 지난 4월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에 따른 책임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경영권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M&A 시장에 남양유업을 내놓았다. 이후 한앤컴퍼니와 주식 전부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남양유업 매각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홍 전 회장의 변심한 이유로는 남양유업 주가의 일시적인 반등이 꼽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임시주총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남양유업 주가는 매각 발표 때와 비교해 2배 좀 못 되게 올랐다”며 “이때 매각하기로 했던 홍 전 회장의 마음이 흔들렸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 연기가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남양유업의 재무구조는 좋은 편이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남양유업 임직원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재 남양유업 임직원이 계속 회사에 남아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남양유업의 일방적인 주총 연기로 주요 임원 역시 어떤 변동 없이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됐다. 

무엇보다 지난 5월 일선에서 물러난 홍 전 회장을 비롯해 그의 모친과 장남도 등기이사에서 내려왔다. 대부분의 오너일가 인사도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즉, 주요 의사결정권을 쥔 사람이 부재중인 셈이다. 현재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 역시 교체가 유력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행사할 리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추측이다. 

한앤컴퍼니가 홍 전 회장 측을 상대로 한 소송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 임직원이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사이에서는 회사의 개선을 바라기보다 하루빨리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다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며 “임직원의 사기가 저하된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홍 전 회장의 노쇼 논란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임직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언질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지난 5월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없는 현실이 최대주주로서의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안타까웠다”며 “오로지 내부 임직원의 만족도를 높이고 회사의 가치를 올려 예전처럼 사랑받는 국민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임직원 메일을 보냈다고 알려졌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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