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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맞은 남양유업 매각완료일, 결국 법정다툼 들어가나?
D-Day 맞은 남양유업 매각완료일, 결국 법정다툼 들어가나?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8.31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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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매도인 상대로 소송
지난달 30일 불거진 홍원식 회장 노쇼 논란∙∙∙“매각 결렬 아니야”
남양유업 불매운동 움직임∙∙∙“신뢰할 수 있는 기업인지 의심스럽다”

[한국M&A경제] 남양유업 매각 작업이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기업 간 거래 신뢰도는 물론 남양유업의 이미지 회복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다. 

한앤컴퍼니(한앤코)는 지난 23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매도인 측을 상대로 거래 종결 의무를 이행하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앤코 측은 “사태를 방치할 경우 나쁜 선례로 남아 앞으로 M&A 시장에서 생명과도 같은 계약과 약속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길 것”이라며 “운용사로서 마땅한 책무와 시장 질서를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한앤컴퍼니
사진=한앤컴퍼니

◇홍원식 회장, 매각 결렬설 부인∙∙∙한앤코, “명백한 계약 위반”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과 한앤코는 8월 31일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완료해야 한다. 남양유업이 한앤코에 37만 8,938주를 3,107억 2,916만 원에 넘기면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남양유업 매각 작업이 7월 말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데다 “금번 임시주주총회는 연기의 의제가 제안돼 심의한 결과, 오는 9월 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공시하기만 했다. 

당시 한앤코 측은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며 “남양유업의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현 대주주인 매도인의 일방적인 의지로 6주간 연기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발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포함한 모든 사전 절차를 마쳤다. 임시주총 때 예정된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완료했다. 한앤코 측은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홍원식 회장이 임시주총이 무산된 지 18일 만인 지난 17일 <뉴스1>을 통해 “매각 결렬, 갈등, 노쇼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임시주총 연기에 따른 회사 매각 결렬설을 부인했다. 그는 “매각을 결렬시키려고 한 것이 전혀 아니다”며 “상호 당사자 간 거래를 종결한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총을 연기∙속행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앤코 측은 “전날 밤 임시주총을 연기하겠다는 팩스만 온 것”이라며 “이것은 쌍방 간의 합의가 아닌 일방적인 통보”라고 반박했다. 

 

사진=남양유업
사진=남양유업

◇은근슬쩍 복직한 오너일가∙∙∙“홍 회장 스스로 약속 깬 셈”

법정다툼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남양유업보다는 한앤코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홍 회장 측이 LKB앤파트너스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만큼, 맞소송도 예고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해약금 규정을 다루고는 있지만, 강제조항이 아니다”며 “양 측이 맺은 계약서에 따라 유불리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남양유업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홍 회장은 지난 4월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며 M&A 시장에 남양유업을 내놓았다. 홍 회장의 모친과 장남도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홍 회장을 비롯해 부인 이운경 고문과 두 아들 등이 여전히 경영에 참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고문은 전무 직급에 상응하는 급여를 받고 있고 업무용 차량과 법인카드도 사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소비자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B2C 기업”이라며 “홍 회장이 사퇴 후 가업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양유업이 최상위 품질의 제품을 출시하거나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더라도 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 회복에 도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양유업 불매운동 움직임이 또다시 보인다. ‘남양이 남양했다’는 말도 나온다. 

남양유업은 최근 몇 년간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2013년 지역 대리점 물건을 강매한다는 내용의 녹취록과 외조카 황 모 씨의 마약 범죄 혐의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 A 씨는 “남양유업처럼 한결같이 욕먹는 기업도 없을 것”이라며 “남양유업이 과연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소비자 B 씨는 “어떤 일이든지 마무리가 아름다워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남양유업 제품 구매는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전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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