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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vs 한앤코, 홍원식 전 회장 ‘노쇼’의 진실은?
남양유업 vs 한앤코, 홍원식 전 회장 ‘노쇼’의 진실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8.18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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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전 회장, “매각 결렬설, 사실무근”
한앤코, “전날 밤 임시주총 연기하겠다는 팩스만 받았다”
양측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 밝혀
사진=남양유업
사진=남양유업

[한국M&A경제]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이 임시주주총회 노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분 매각을 위한 임시주총이 무산된 지 18일 만이다. 

홍 전 회장은 지난 17일 <뉴스1>을 통해 “매각 결렬, 갈등, 노쇼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임시주총 연기에 따른 회사 매각 결렬설을 부인했다. 

그는 “거래 종결일은 지난달 30일이 아니며 거래 종결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했다”며 “이날 ‘거래 종결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한앤컴퍼니(한앤코)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임시주총 연기에 대해서는 “매각을 결렬시키려고 한 것이 전혀 아니다”며 “상호 당사자 간 거래를 종결한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총을 연기∙속행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계약 종결 조건에 대해 한앤코와 조율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한앤코와 계약 종결을 위한 협의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앤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

홍 전 회장의 이 같은 발표에 한앤코 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한앤코 측은 여전히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홍 전 회장이 매각 의지를 보였음에도 이번 거래와 관련해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앤코 측은 “홍 전 회장이 임시주총 연기를 제안한 것은 7월 29일 심야”라며 “임시주총은 그다음 날 오전 9시에 예정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날 밤 임시주총을 연기하겠다는 팩스만 온 것”이라며 “이것은 쌍방 간의 합의가 아닌 일방적인 통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홍 전 회장은 7월 30일 이후 언론에 대외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이유로 “한앤코가 부당한 주장을 한다고 해서 일일이 반박하는 것은 사적인 계약관계에서 거래 과정에 있었던 구체적인 일을 세세하게 공개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계약 당사자로서 적절한 일도,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앤코 측은 “기업 결합 승인 절차는 계약 종결 조건이 충족됐을 때 거래 종료일에 맞춰 매도자(한앤코) 측이 이사회 일정을 잡고 주총을 소집해 열리는 것이 일반적인 프로세스”라며 “한앤코는 이런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했고 기업결합 승인을 포함해 주식매매 대금 지급 준비 등을 완료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양측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해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의 가치가 최대한 높아질 수 있게끔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거래도 성공적으로 종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한앤코 역시 이런 뜻에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앤코 측 역시 “남양유업 임직원과 함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수립해온 개선 계획이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남양유업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은 지난 4월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사진=남양유업)

◇홍원식 전 회장, 임시주총 불참 배경은?

한편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임시주총을 열고 윤여을 한앤코 회장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앞서 홍 전 회장은 지난 4월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일선에서 물러났고 그다음 달 한앤코와 주식 전부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임시주총 당일 남양유업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번 임시주총은 연기의 의제가 제안돼 심의한 결과, 오는 9월 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밝혔다. 홍 전 회장은 물론 매각 관련 인사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남양유업 측은 일정을 연기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쌍방 당사자 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만 했다. 이에 한앤코 측은 “쌍방 합의 없이 당일 오전 임시주총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현 대주주인 매도인의 일방적인 의지로 6주간 연기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발했다. 

남양유업과 한앤코가 맺은 계약에 따르면 남양유업 매각가는 3,107억 원이다. 일각에서는 홍 전 회장이 더 비싼 값에 남양유업을 넘기기 위해 3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남양유업 임직원 역시 당황스럽다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6월 한앤코가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기존 남양유업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오너일가 인사는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남양유업과 한앤코는 7월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기로 했다. 남양유업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광범 대표의 교체가 유력하다는 점에서 그가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행사할 가능성은 적다. 즉,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영진 자리가 붕 떠버린 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사이에서는 회사의 존속 여부조차 확신할 수 없어 회사의 개선보다 이직을 원하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며 “임직원의 사기가 저하된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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