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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앞둔 남양유업 임시주총, 매각 의심 해소될까?
일주일 앞둔 남양유업 임시주총, 매각 의심 해소될까?
  • 김지민 기자
  • 승인 2021.10.22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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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임시주총 소집∙∙∙사내이사 3명 선임
한앤코, 의결권행사 금지가처분 신청∙∙∙무산 가능성 제기
홍원식 회장, 국감서 “제삼자 매각으로 공통 이익 찾을 것”
남양유업 외관
남양유업 외관

[한국M&A경제] 남양유업 임시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양유업은 오는 29일 임시주총을 열고 신규 사내이사 3명을 선임한다. 현재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홍원식 회장을 포함한 일가 3명의 거취도 관심사다. 

다만,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요청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임시주총이 무사히 진행될지에도 주목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9일 오전 9시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소집한다. 그러나 19일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 회장 외 2인에 대해 의결권행사 금지가처분을 신청하며 임시주총이 또다시 연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한앤코의 가처분 신청에도 남양유업 측은 아직 임시주총 연기나 취소와 관련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남양유업 사내이사는 홍 회장과 홍 회장 모친인 지종숙 이사, 장남 홍진석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차남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상무보) 등 일가족 3명과 이광범 대표까지 4명이다. 사외이사는 양동훈, 이상우 이사가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앤코가 가처분 신청한 것에 대해 홍 회장 측근을 중심으로 신규 경영진 구성을 예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임시주총 소집결의를 공시하면서 새 사내이사 후보군으로 김승언 수석본부장 겸 건강한사람들 대표, 정재연 세종공장장, 이창원 나주공장장을 선임했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이종민 학교법인 광운학원 이사가 신규로 올랐다. 

남양유업 측은 김승언 대표에 대해 “회사 내의 오랜 업무 경험과 많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방향과 아이디어 제시로 문제를 해결하고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참여 가능하다”며 이사회의 추천 사유를 밝혔다. 

정재연 공장장에 대해서는 “낙농 관련 전문지식이 많고 다양한 공장 활동을 통해 원가절감과 경영혁신에 기여한 바가 크다”며 설명했으며 이창원 공장장의 경우 “낙농 관련 전문지식과 회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경영 성과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홍원식 회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왼쪽부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고민정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사진=국정감사 생중계 화면 갈무리)
지난 8일 홍원식 회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왼쪽부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고민정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사진=국정감사 생중계 화면 갈무리)

사실 홍 회장의 남양유업 매각 의지는 여전히 의심받는 상황이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 4월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회장직을 사퇴하며 경영권 역시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다음 달 한앤코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며 남양유업 매각 작업은 순항한 듯 보였다. 

그러나 7월 30일 예정된 임시주총에 홍 회장을 비롯한 매도인 측이 나타나지 않은 것에 이어 홍 회장이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홍 회장과 함께 물러났던 이광범 대표 역시 상근으로, 홍 회장의 장남과 차남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회사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회장은 언론을 통해 매각 철회설을 부인했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도 “회사 구성원이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삼자 매각으로 공통의 이익을 찾도록 하겠다”고 매각 의지를 계속해서 피력했다. 

하지만 홍 회장의 매각 의지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는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앤코와의 갈등이 마무리되고 제삼자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매각 작업이 무사히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신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설사 남양유업을 인수하더라도 이미 바닥을 친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남양유업은 경쟁사에 대한 허위사실유포 논란, 육아휴직으로 인한 부당인사 개입 의혹, 방역수칙 위반, 가사도우미 폭로 등으로 남양유업 이미지 자체가 막장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8일 홍 회장은 보건복지위원회 증인으로 나와 여직원 대상으로 임신포기각서 논란과 관련해 “맹세코 그런 일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일각에서는 “분유를 판매하는 회사가 임신포기각서 의혹에 휘말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불가리스 사태부터 경영권 문제, 직원과 대리점 등을 상대로 한 갑질 등 대부분 논란에 홍 회장이 거론되고 있다”며 “남양유업이 그동안 ‘모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다음 주 예정된 임시주총을 반드시 열어야 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경영 안정화 대책을 어떻게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열지 못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M&A경제=김지민 기자] kjm@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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