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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 “남양유업 직원 그대로 유지”∙∙∙이미지 쇄신 전략은?
한앤컴퍼니, “남양유업 직원 그대로 유지”∙∙∙이미지 쇄신 전략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6.04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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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보유 주식 전량 한앤컴퍼니에 양도
한앤컴퍼니, “집행임원제도 도입, 투명경영 강화할 것”
오너 일가 고용승계 여부 밝히지 않아

[한국M&A경제] 국내 대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기존 남양유업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3일 밝혔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27일 보유한 주식 전부를 한앤컴퍼니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남양유업이 오는 8월 말까지 한앤컴퍼니에 37만 8,938주를 3,107억 2,916만 원에 넘기면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번 인수는 진성매각 방식이다. 콜옵션이나 우선매수권 등의 조건이 없다.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고용승계 등을 통한 안정적인 운영에 주안점을 두기로 한 데에 따른 조치다. 기본 전략은 장기투자와 안정적인 운영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게 한앤컴퍼니 측의 설명이다. 

한앤컴퍼니 측은 “기존 주요 투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통해 국내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남양유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며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도입해 투명한 경영과 관리, 감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남양유업
사진=남양유업

◇소비자 불신은 여전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은 지난 4월 불거진 불가리스 논란에 일선에서 물러났고 경영권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M&A는 홍 전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따른 책임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의 모친과 장남도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홍 전 회장의 결단으로 문제는 일단락된 듯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앤컴퍼니에 매각되는 것과 고용승계 유지 방침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인수 후 구조조정 없이 남양유업의 체질 개선에 도움을 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용승계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이미지 개선 측면에서만큼은 불신으로 가득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홍 전 회장의 몫은 물론 부인, 손자 등 주식 전량은 한앤컴퍼니에 넘어갔지만 홍 전 회장 동생의 지분은 남겨둔 상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분이 넘어갔다 하더라도 오너 일가가 계속 회사에서 근무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며 “한앤컴퍼니는 오너 일가의 고용승계에 대한 부분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명변경 가능성은?

일각에서는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인수 후 사명을 바꾸는 등 ‘남양 흔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소비자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2019년 남양유업 자회사 남양에프앤비는 사명을 ‘건강한사람들’로 변경하면서 ‘갑질 논란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남양유업 역시 그동안 숱한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황이다. 불가리스 논란 외에도 지난 2013년 밀어내기 강매와 외조카 황 모 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은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됐다. 

여기에 한앤컴퍼니 한상원 대표가 조선일보 사위라는 점에서 한앤컴퍼니 역시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선일보는 지난 2018년 방상훈 사장의 손주가 50대 사택 운전기사에게 폭언과 해고 협박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명 변경은 M&A, 글로벌화, 사업확장 등 다양한 이유로 이뤄진다”면서도 “어쨌든 이미지 쇄신을 목적으로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명을 변경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이라는 게 투자업계 관계자의 관측이다. 그는 “큰 비용을 들여서라도 사명을 변경하는 이유는 이미지 개선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흔적 지우기 방법 중 하나로 완전히 다른 이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용승계든, 사명 변경이든 이미지 개선을 위해 남양유업의 진심 어린 사과와 뉘우침이 우선”이라며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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