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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논란 휩싸인 MBK파트너스∙∙∙홈플러스 노조 집단 반발 나선 까닭
‘먹튀’ 논란 휩싸인 MBK파트너스∙∙∙홈플러스 노조 집단 반발 나선 까닭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5.21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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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안산점, 대전 탄방점, 둔산점, 대구점 등 매각
홈플러스 여성노동자, 집단 삭발식 거행∙∙∙“부동산 투기꾼” 비판
이베이코리아∙요기요 인수전에 변수 작용할까?

[한국M&A경제] 아시아 최대 독립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근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홈플러스 안산점, 대전 탄방점과 둔산점, 대구점 등 네 곳을 매각했다. 4개 점포는 올해 안에 영업을 종료하며 추산된 매각가는 1조 원이다. 내년 4월에는 부산 가야점이 추가로 문을 닫는다. 이보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부천 상동점, 수원 영통점, 인천 작전점, 경북 칠곡점 등 4개 점포를 8,300여 원에 매각했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몇 년간 점포 수를 순차적으로 줄이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거리로 나왔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는 지난 13일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가 투기자본에 의해 산산이 조각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삭발식을 열었다. 지난 6일에는 홈플러스 노조가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정부의 MBK 부동산투기, 먹튀 매각 규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 투기꾼’으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남아 있는 점포 역시 노조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는 지난 13일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가 투기자본에 의해 산산이 조각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삭발식을 열었다(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는 지난 13일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가 투기자본에 의해 산산이 조각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삭발식을 열었다(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노조가 거리로 나선 이유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사상 최대의 LBO(차입매수)를 추진해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LBO는 인수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당시 MBK가 차입한 금액은 인수자금 7조 2,000억 원 중 5조 원이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점포 수를 줄여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한 후 되팔아 발생한 차익에 따라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준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사모펀드 투자부터 회수까지의 평균 보유 기간은 4.1년이다.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약 5년이 된 지금이 MBK파트너스의 투자금을 회수할 적기라는 분석이다.

반면 부정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단기간 내 최대한 수익을 내기 위해 회사의 매출이 아닌 부동산을 팔거나 회사 인력을 줄이기도 한다. 이때 잠깐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재빨리 팔아넘긴다는 게 투자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진=홈플러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노조의 입장

MBK파트너스가 차익을 내기 위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위주로 매장을 정리한다는 게 홈플러스 노조 측의 주장이다. 여기에 점포 수 축소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최근 영국 런던 정경대 대체투자학회가 초청한 화상 대담에서 “서양에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비용 절감 방법의 하나로 고려되지만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는 현실적,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측 역시 “매장 수를 줄이더라도 직원의 고용은 유지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노조의 반발은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조와의 약속을 어긴 전적이 있어 노조의 신뢰를 잃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지난 2013년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인수할 당시 3년 고용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듬해 입사 5년 차 이상, 차장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와의 갈등을 겪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를 인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우선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주된 추측이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국내 3대 사모펀드 운용사”라며 “이베이코리아나 요기요는 오히려 MBK파트너스에 매각되길 바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와 노조의 갈등은 인수전에서 빙산의 일각일 뿐, 인수에 있어 중요한 사안은 아닐 것이라는 게 투자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지면 두 회사 모두 MBK파트너스에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가 인수가 외에도 매각 조건을 추가로 내세울 수도 있다”며 “만약 두 회사가 노조와의 갈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면 우선인수협상에서 MBK파트너스를 제외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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