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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는 먹튀 기업?” 사모펀드 논란 지속되는 이유
“사모펀드는 먹튀 기업?” 사모펀드 논란 지속되는 이유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5.2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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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주요 회수 방식, M&A 세컨더리 IPO 순으로 나타나
사모펀드 보유 기간 평균 4.1년∙∙∙2006년 이후 꾸준히 감소
투자자 심리 반영한 투자 회수 기간
“오랜 시간 두고 봐야 한다는 인식 생겨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국M&A경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사모펀드(PEF)가 핵심으로 떠오르는 만큼 ‘먹튀’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로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아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5년간 국내 사모펀드의 주요 회수방식은 M&A가 27.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세컨더리가 11.6%, IPO가 4.6%로 나타났다.

아시아 최대 독립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 몇 년간 점포 수를 순차적으로 줄이자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지난 6일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정부의 MBK 부동산투기, 먹튀 매각 규제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 투기꾼’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13일에는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가 투기자본에 의해 산산이 조각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 삭발식을 열었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는 지난 13일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가 투기자본에 의해 산산이 조각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삭발식을 열었다(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는 지난 13일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가 투기자본에 의해 산산이 조각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삭발식을 열었다(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MBK파트너스의 사례처럼 사모펀드의 먹튀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토종 커피 브랜드를 표방했던 카페베네는 2016년 사모펀드 K3파트너스에 인수됐다. 당시 카페베네는 금융부채의 70%에 해당하는 700억 원을 상환하며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하지만 과도한 부채 상환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2018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론스타 역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론스타는 2003년 법정관리에 있던 극동건설의 신주 1,476억 원과 회사채 1,230억 원을 인수했다. 이후 상장폐지, 유상감자, 자산매각 등을 통해 4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론스타는 2007년 웅진그룹에 극동건설을 넘겼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인수 5년 만인 2012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극동건설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사모펀드의 먹튀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사모펀드의 운용 방식과 투자금 회수 기간이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한 후 되팔아 발생한 차익에 따라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준다. 투자자가 투자금에 대한 수익을 내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데 투자금 회수 기간이 점점 짧아진다는 게 투자 업계의 시각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박용린 선임연구위원은 “2020년 6월 말 기준 사모펀드 투자부터 회수까지 평균 보유 기간은 4.1년”이라며 “2006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팬텀엑셀러레이터 김세훈 대표는 “사모펀드는 철저히 수익에 맞추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즉, 기업을 상품으로 보기 때문에 재무적인 부분에서 필요 없는 지출이 생긴다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중 하나가 인건비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부터 동고동락한 관계가 형성된 게 아니라서 인건비 자체를 부담스러운 지출로 보는 것”이라며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출을 줄여서 수익을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점포 수를 매각해 줄이는 것처럼 전체를 잘게 나눠 부분 매각을 진행하는 것도 투자금 회수 방식의 하나로 언급된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체 매각보다 사업부를 잘게 나누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매수기업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짧은 시간 내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것 중 하나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토종 커피 브랜드를 표방했던 카페베네는 2016년 사모펀드 K3파트너스에 인수됐다. 하지만 과도한 부채 상환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2018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사진=카페베네 논현역점)
토종 커피 브랜드를 표방했던 카페베네는 2016년 사모펀드 K3파트너스에 인수됐다. 하지만 과도한 부채 상환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2018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사진=카페베네 논현역점)

그렇다면 투자 기간을 늘릴 수는 없을까. 박용린 연구원 역시 “회수  수익률이 높은 투자일수록 보유기간이 짧다”며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기업가치 제고에는 매우 짧은 시간임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김세훈 대표는 “투자자의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며 “투자를 10년 정도 길게 잡으면 투자자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말하면, 투자 기간이 짧을수록 투자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 업계 관계자 역시 “처음부터 투자사가 10년, 20년 등 회수 기간을 길게 잡으면 오히려 투자금이 모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도 “심리적으로만 움직이지 말고 오랜 시간 두고 본다는 생각으로 투자한다면 사모펀드 운용방식에도 변화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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