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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통매각’ 절차 돌입∙∙∙가능성은?
한국씨티은행, ‘통매각’ 절차 돌입∙∙∙가능성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5.10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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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순 은행장, “3, 4주 정도 매수 의향자 살펴보는 데 집중할 것”
‘몸값’ 유지 위해 통매각 절차 착수∙∙∙높은 매각가, 인력구조 걸림돌
인수 후보로 SC제일은행, OK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등 거론

[한국M&A경제]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에 대한 ‘통매각’을 추진하기로 했고 매수자 찾기에 돌입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을 통해 국내 소매금융 사업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씨티그룹의 공식발표가 있던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각 지점을 방문하며 직원에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세 가지 선택사항 중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3, 4주 정도는 매수 의향자를 살펴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 사실과 다른 부분은 없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씨티은행
사진=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이 은행권 M&A 시장에 등장한 이유

지난달 <CNBC> 등 외신은 “씨티그룹이 1분기 실적발표에서 13개 국가의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13개 국가에서의 소비자 영업 활동은 중단하고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부문은 남긴다는 것이다.

13개 국가에 한국이 포함되면서 세 차례에 걸쳐 소문으로만 떠돌던 한국씨티은행의 철수 계획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당시 씨티그룹은 “13개국은 제대로 경쟁할만한 규모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철수 이유를 밝혔으며 한국 금융권은 “외환 및 파생상품 트레이딩의 수익이 증가하고 개인 자산관리 부문은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등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한국씨티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소비자 금융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한 번의 회의만으로 결론 낼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사회에서 나온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 향후 일정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씨티은행은 5년 장기사업자대출 등 고객과 자금 이탈 방지를 위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사진=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은 5년 장기사업자대출 등 고객과 자금 이탈 방지를 위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사진=한국씨티은행)

◇통매각 방식 가능할까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분리 매각을 검토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이 통매각 절차를 착수하는 이유로 ‘몸값’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고객과 자금 이탈 방지를 위해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고 예금 금리를 높여 특판을 진행했다. 전체 매각 방식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가장 큰 이유로 한국씨티은행의 높은 매각가와 인력구조가 꼽혔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정확한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2조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M&A의 기업가치는 일반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3~0.4배를 적용하고 한국씨티은행 순자산이 약 6조 3,000억 원임을 고려한 수치다.

IB 업계 관계자는 “분리매각 방식으로 M&A를 진행할 경우 전체 매각가가 2조 원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최대한 매각가를 올릴 수 있는 통매각 방식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가를 결정짓는 데 인건비 역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잡코리아의 기업연봉분석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전체 평균 연봉은 1억 724만 원으로 국내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3,500명이다. 매각 대상인 소매금융 부문에 재직 중인 직원은 393명,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파악한 직원 수만 해도 2,500명에 달한다. M&A 진행 시 고용 승계 절차까지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매수자가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권이 금융규제 등으로 소매금융의 경쟁력이 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면 매각조차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 인수 후보로 외국계 SC제일은행과 OK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등이 언급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한국씨티은행과 같은 외국계인 점, OK금융그룹은 과거 씨티 계열사를 인수한 경험이 있는 점, 신한금융그룹은 동남아에 법인을 세우는 등 현지 금융시장 진출에 주력하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던 DGB금융지주는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인수 의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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