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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설’ 일축하던 한국씨티은행, 결국 소매금융 접는다∙∙∙M&A 가능성은?
‘철수설’ 일축하던 한국씨티은행, 결국 소매금융 접는다∙∙∙M&A 가능성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16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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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수익 개선 사업 부문에 집중할 것”
한국씨티은행 “사업재편 방안 확정시까지 기존 동일한 금융서비스 제공”
금융권, 하나-외환은행 합병 이후 대형은행 M&A 기대
한국씨티은행 전경. (사진=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 전경 (사진=한국씨티은행)

[한국M&A경제]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부문을 완전히 철수한다. 지난 2004년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후 17년 만이다.

1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13개 국가의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아시아와 유럽 등 13개국의 소매금융 영업을 중단한다”며 “특정 국가에서의 실적이나 역량 문제가 아닌 수익 개선이 가능한 사업 부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 측은 “사업재편 방안 확정시까지 기존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씨티그룹의 공식적인 발표로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철수 계획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씨티그룹은 한국을 포함해 호주, 바레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서 소비자 영업 활동을 중단한다.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부문은 남겨두기로 했다.

앞서 제인 프레이저 CEO는 지난 2월 “각 사업의 조합과 상호 적합성을 포함해 냉정하고 철저한 전략 검토에 착수했다”며 “다양한 대안을 고려해 장시간 동안 충분히 심사숙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씨티그룹 페이스북
사진=씨티그룹 페이스북

씨티그룹이 13개국에서 철수하기로 한 이유로 “제대로 경쟁할만한 규모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외환 및 파생상품 트레이딩 수익 증가와 개인 자산관리 부문은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금리인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등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한국씨티은행이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한 1,878억 원이다. 2018년 3,074억 원, 2019년 2,794억 원 등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국내 영업점 수도 2017년 133개에서 현재 38로 줄였다.

한국씨티은행 철수 소식에 금융권에서는 10년 만의 대형은행 M&A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0년 하나은행은 론스타가 갖고 있던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양 은행은 2013년 1월 합병했다. 같은 해 4월 외환은행은 상장 폐지됐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은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외환은행과 다른 기업가치 평가를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M&A 방식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힌 곳은 없지만 현재 금융권에서는 OK금융, DGB금융, 신한금융 등이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부문의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M&A 시장에 본격 등장하면 큰 관심을 보이는 은행이 많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합한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강점을 갖춘 만큼 해외 금융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으로 M&A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한국씨티은행 철수와 관련해 고용 안정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미국 씨티그룹의 소매금융 출구전략 추진 발표’와 관련해 “향후 진행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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