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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 발표 후 첫 이사회에서 논의한 내용은?
한국씨티은행, 철수 발표 후 첫 이사회에서 논의한 내용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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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에 유명순 행장 임명∙∙∙사내∙외 이사 등 6명 구성
“한 번 회의만으로 결론 못 내”∙∙∙검토 후 향후 일정 공개
분리 매각 방식 우세∙∙∙‘최악의 시나리오’도 관측
한국씨티은행 전경 (사진=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 전경 (사진=한국씨티은행)

[한국M&A경제] 한국씨티은행이 27일 이사회를 열고 ‘소비자 금융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씨티그룹이 한국을 비롯한 13개국의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힌 이후 첫 번째 이사회다.

이사회는 유명순 행장과 비샬 칸델왈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랜차이즈 회계담당임원을 포함해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의장은 유명순 행장이 맡는다.

유 행장은 26일 열린 전국은행연합회 정기이사회에서 “소매금융 철수와 관련해 이사회와 심도 있게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한 번의 회의만으로 결론 낼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사회에서 나온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 향후 일정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사회는 전체 매각, 분리 매각, 점진적 사업 축소, 사업폐지 등을 두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분리 매각을 검토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분리 매각은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의 각 부문을 별도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전체 매각 방식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로 한국씨티은행의 인력구조가 언급된다.

잡코리아의 기업연봉분석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전체 평균 연봉은 1억 724만 원이다. 국내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총 임직원 수 3,500명 중 소매금융 직원은 393명이다.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파악한 소매금융 직원 수는 2,500명에 달한다. 시중의 다른 은행이 한국씨티은행을 인수할 때 고용 승계 절차까지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업폐지’”라며 과거 HSBC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HSBC는 개인금융 부문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2013년부터 순차적으로 지점을 폐쇄했고 이듬해 하반기 인터넷뱅킹,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중단했다. 반면 기업금융 부분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권이 금융규제 등으로 소매금융의 경쟁력이 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면 매각이 진행조차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아예 기업금융에 집중하고자 소매금융에 대한 사업이 계속 축소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는 27일 본점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고 ‘전 직원 고용 승계 및 근로조건 유지, 분리매각 및 자산매각(철수) 결사반대'라는 입장을 밝혔다.

진창근 노조위원장은 “미국 본사의 현지화되지 못한 획일적인 경영전략과 영업방식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2005년 한미은행과 통합 이후 배당금과 용역비 명목으로 4조 원이 넘는 막대한 국부를 빼돌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투자 비용이 아까워 처분해 버리겠다는 전형적인 악질 외국자본에 의한 횡포”라고 지적했다.

앞서 23일 노조는 금융위에 ▲한국씨티은행 관련 인허가 업무 중단 ▲출구전략 과정에서의 노동조합 참여 보장 ▲전 직원 고용 승계 및 근로조건 유지 ▲노동조합과 금융위원장 면담 등의 요구서를 전달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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