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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AH, 파산 신청∙∙∙쌍용차 매각 작업 ‘노란불’
HAAH, 파산 신청∙∙∙쌍용차 매각 작업 ‘노란불’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7.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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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HAAH 관세 부담↑
쌍용차 인수 후보, 국내 기업으로 좁혀져
쌍용차 측, “HAAH 사정 자세히 알 길 없어”
HAAH오토모티브가 체리자동차와 함께 론칭한 벤타스(사진=HAAH)
HAAH오토모티브가 체리자동차와 함께 론칭한 벤타스(사진=HAAH)

[한국M&A경제] 미국 자동차 유통기업 HAAH오토모티브가 파산했다. HAAH가 쌍용자동차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쌍용차 매각 작업에 노란불이 켜진 모양새다. HAAH의 파산으로 쌍용차의 새 주인 후보는 국내 중소기업으로 좁혀졌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20일(한국시각) HAAH가 조만간 파산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산 기피 현상, 미∙중 관계 악화, 자동차 관세 부담, 자금조달 어려움 등이 HAAH가 파산한 이유로 꼽힌다. 

듀크 헤일(Duke Hale) HAAH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중국 체리자동차와 론칭한 벤타스(VANTAS)와 티고(T-GO)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앞으로 자동차와 부품 등 모든 부문에서 수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파산 신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HAAH오토모티브 외관(사진=HAAH)
HAAH오토모티브 외관(사진=HAAH)

◇HAAH의 연이은 악재

애초 HAAH는 체리차의 반조립의 SUV 모델을 미국에 들여와 최종 조립 후 판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서 관세 부담도 커졌다. HAAH가 설립된 2014년만 해도 미국의 중국차 관세율은 2.5%였지만, 트럼프 행정부 이후 25%, 즉,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여기에 미국 내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면서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일각에서는 HAAH의 연이은 악재가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HAAH는 1년간 체리차와 합작 투자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딜러와 금융기관의 원활한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4월에는 메이드인 아메리카 전략도 무산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핵심 인사인 가렛 베일리 전략담당 부사장과 밥 프래진스키 판매 담당 수석이 퇴사하면서 HAAH의 역량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쌍용차의 경우 HAAH의 파산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까지 HAAH의 인수 협상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인도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율을 75%에서 50% 미만으로 낮춰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HAAH는 쌍용차와 인수 협상에 착수하기도 했다.

쌍용차가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요청한 것도 HAAH와의 인수 협상에서 비롯된다. 법원은 쌍용차의 요청을 받아들여 2월 말까지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했지만, HAAH가 쌍용차 인수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법원은 다시 한번 3월 말까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고 이마저도 제출하지 않자 법원이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쌍용차 관계자는 “HAAH와의 인수 협상은 처음으로 돌아갔다고 보면 된다”며 “공개입찰에서 HAAH가 기존 협상안을 그대로 갖고 올지, 약간의 조정이 있을지, 아예 인수 의향 없음을 밝힐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 전경(사진=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 전경(사진=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전, 국내 기업 간 대결 전망

쌍용차 인수전은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와 사모펀드 박석전앤컴퍼니 등 국내 기업간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에디슨모터스는 3,000억 원 규모의 에디슨모터스 펀드를 조성해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케이팝모터스와 박석전앤컴퍼니는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하며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 한영 회계법인은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받는다. 이후 숏리스트(최종후보자명단) 확정, 예비실사 진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정밀실사 및 가격 협상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매각 진행 상황과 법원의 허가에 따라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쌍용차는 매각 작업이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운영방식은 계속 이을 계획이다.

지난 9일 쌍용차는 평택시와 평택공장 이전 및 신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쌍용차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을 최종 가결했다.

제조 경쟁력 강화와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에 따른 변화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지난달 쌍용차는 첫 번째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으며 오는 8월 선적, 10월 유럽 시장 출시 등을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미래를 책임질 전기차 픽업 모델 등 다양한 친환경차 제품군을 구축하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HAAH의 사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방법은 없다”며 “일단 공개 경쟁입찰이 2주 정도 남은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세부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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