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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 확산 따라 폐배터리 시장도 성장∙∙∙“재활용∙재사용 방안 필요”
전기차 보급 확산 따라 폐배터리 시장도 성장∙∙∙“재활용∙재사용 방안 필요”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9.18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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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4년 국내 전기차 85만 대 보급 목표
에너지경제연구원, 전기차 폐배터리 8만여개 배출될 것
2030년 배터리 재활용 시장규모 21조 원 형성 전망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2015년 전 세계 주요국이 채택한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 관리 종합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4년까지 전기차 85만 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전기차 폐 배터리 활용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 증가에 따라 2020년 이후 폐 배터리 배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2018년 발간한 ‘전기차사용 후 배터리 거래시장 구축을 위한 정책연구’를 통해 2029년 7만 8,981개의 전기차 폐배터리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서의 필수요소다. 그러나 충전능력이 초기 용량 대비 70% 이하로 감소될 경우 주행거리 감소 충전∙방전 속도 저하 등으로 전기차 용도로 사용이 어렵다. 업계에서는 “나머지 70%의 용량은 에너지원으로써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재활용(Recycling)과 재사용(Reuse) 등의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환경편익 증진 및 안정적인 재료확보 가능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은 재활용과 재사용 등 두 가지 방식으로 형성돼 있다.

재활용은 배터리를 분해해 코발트(Cobalt), 리튬(Lithium) 등의 핵심물질을 추출해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이 지난 3월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시장규모는 2025년 122억 달러(한화 약 14조 1,700억 원), 2030년 181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시장규모가 15억 달러(한화 약 1조 8,0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5년과 10년 새 각각 8배, 12배 확대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하는 것은 환경편익 증진과 안정적인 재료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폐배터리를 매립할 경우 배터리 내의 중금속, 독성 화학물질 등 유해물질이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소각할 경우 독성 가스 배출 등 환경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 구지선 연구원은 “배터리를 구성하는 물질 중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리튬, 니켈(Nickel), 코발트, 망간(Manganese) 등의 재료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 등으로 용도변경을 통한 재사용도 가능하다. ESS의 주 전력저장원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다.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공급한다. 전력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고 전력수급 안정화에 기여해 발전이 일정하지 않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는 필수장치다.

폐배터리 재사용은 국내∙외 완성차 기업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 중이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테슬라(Tesla)가 2017년 호주 남부에 풍력발전소와 연계한 ESS 시스템을 구축했다. 세계 최대 규모다. 완전 충전 시 24시간 동안 800가구, 1시간 동안 3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일본 도요타(TOYOTA)와 닛산(Nissan), 독일 BMW와 다임러(Daimler) 등이 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배터리를 활용한 ES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들고 있다. (출처: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들고 있다. (출처: SK이노베이션)

현대차, 핀란드 에너지기업과 협업, 배터리 ESS 개발 본격 나서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8년 핀란드 에너지기업 바르질라(Wärtsil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폐배터리 ESS의 초기 시장이 형성됐다.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자원 순환성 제고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바르질라는 핀란드 에너지 분야 종합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전 세계 177개 이상의 국가에서 67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설비 용량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영조 전략기술본부 부사장은 “환경오염이 확산되고 에너지 수급 불안이 가중되면서 ESS가 신에너지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양사 간 협약으로 미래성장동력인 ESS 발굴뿐만 아니라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현대자동차는 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전기차 재사용 및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차량 배터리로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차량용으로 더 이상 사용되기 어려운 배터리를 ESS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 등 전기차 배터리의 부가가치와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미래 전기차 시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사업의 사업성과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는 ‘블록체인 기반 폐배터리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입고부터 검사, 재조립, 출고까지 폐배터리 처리 전 과정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을 이용한 등재관리에 돌입했다. (출처: 제주도청)
제주도는 ‘블록체인 기반 폐배터리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입고부터 검사, 재조립, 출고까지 폐배터리 처리 전 과정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을 이용한 등재관리에 돌입했다. (출처: 제주도청)

제주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 배터리 이력관리 구축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에 제주도도 나섰다. 도는 지난 7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 이력관리로 전기차 폐배터리 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폐배터리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입고부터 검사, 재조립, 출고까지 폐배터리 처리 전 과정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을 이용한 등재관리에 돌입했다.

올해에는 운행 중 배터리, 폐배터리, 재사용 ESS 등 전기차 배터리의 전 주기에 대한 이력관리 플랫폼으로 품질을 규격화하고 재활용 배터리의 거래와 유통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6월 경상북도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 현대자동차와 함께 ‘전기자동차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배터리 종합관리 센터’를 포항블루벨리산단 등에 건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을 포함한 배터리 산업 생태계 육성을, 환경부는 배터리 내 유가금속 회수 등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앞서 경상북도는 지난해 7월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 받고 지난달부터 실증에 착수했다. 시장형성 초기 단계인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건전한 육성이 목표다. 도는 R&D(연구개발)–배터리 생산–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이차전지 전 과정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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