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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모르고 추락하는 니콜라 주가…니콜라 사기 의혹에 주목받는 현대차
바닥 모르고 추락하는 니콜라 주가…니콜라 사기 의혹에 주목받는 현대차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9.25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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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덴버그 리서치 설립자, 니콜라 추가 폭로 시사
협력업체 높은 니콜라, 향후 사업 추진 여부 불투명
니콜라 사기 의혹으로 뜻밖에 조명 받는 현대차
출처: 니콜라
출처: 니콜라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미국의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폭로를 시작으로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니콜라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니콜라의 외부 협력업체 의존도가 큰 만큼 이번 사기 의혹으로 협력업체 이탈이 가속화되면 니콜라가 향후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니콜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9.69% 급락한 19.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5.82% 폭락한 데 이어 또 한 번 대폭 떨어진 셈이다. 니콜라와 협력업체들의 수소충전소 건설 협상 중단에 따른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주요 외신은 니콜라가 영국 에너지 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롯한 협력업체들과 추진하고 있던 수소충전소 건설 협상이 사기 의혹,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트레버 밀턴의 CEO 사퇴 등에 영향을 받아 중단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니콜라 주가는 5월 8일(16.51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월가의 많은 증권사들도 니콜라의 목표 주가와 투자 등급도 빠르게 낮춰 잡고 있다. 니콜라의 목표 주가는 15달러 수준이며 투자 등급도 대부분 ‘매도(Sell)’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니콜라의 사기 논란이 예상했던 것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지금으로선 니콜라가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니콜라의 사기 의혹, 끝이 아닌 시작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는 사기다”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낸 건 지난 10일이다. 

힌덴버그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니콜라는 자체 개발 트럭의 성능을 부풀린 데다 선주문 받았다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예약도 과장해 발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니콜라가 3년 전에 공개했던 세미 트럭의 고속도로 주행 영상도 세미 트럭이 직접 달리는 영상이 아닌 언덕 꼭대기에서 아래로 굴러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니콜라가 대형 자동차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온 것에 대해서도 “상장 기업 가운데 이 정도 수준의 속임수를 쓰는 기업을 본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니콜라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대규모 파트너십을 맺은 것에 대해서도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데다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관련 핵심 기술이나 특허도 보유하지 못한 상태라 대형 업체와 제휴를 맺는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 GM과 니콜라는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가 발표되기 직전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GM은 니콜라 지분 11%를 확보해 니콜라에게 배터리를 공급하고 니콜라의 픽업트럭 ‘배저(Badger)’를 생산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니콜라는 14일(현지 시간) 힌덴버그 리서치에 반박하는 성명을 내며 사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얻는 힌덴버그가 니콜라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러 이런 보고서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에서 빌려다 판 뒤 향후 주가가 내려가면 해당 주식을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이며 주가가 하락할수록 차익을 크게 낼 수 있다.

니콜라는 개발을 완료하지 않은 3년 전 영상으로 비판하는 건 부적절하며 영상에 ‘자체 추진’이나 ‘동력전달장치 작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보쉬와 한화그룹, 제너럴모터스(GM) 등 분야별 최고 기업과 금융사들의 검증을 거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기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나선 데다 CEO도 사퇴하며 니콜라가 받고 있는 타격과 시장에 주는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BP를 시작으로 협력업체 이탈이 심화될 가능성도 높아 니콜라가 향후 지금과 같은 추세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힌덴버그 리서치 설립자인 네이선 앤더슨은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라며 니콜라에 대한 추가 폭로를 시사하기도 했다. 

출처: 현대차
출처: 현대차

니콜라 사기 의혹에 주목받고 있는 현대차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뜻밖에 ‘현대차’의 경쟁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과거 니콜라의 협력 제안을 두 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는 사기 의혹이 불거지기 전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에 두 차례 협력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라면서도 여전히 현대차와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비춘 바 있다. 현대차는 니콜라의 수소전기 트럭을 분석한 결과 기술 수준이 다소 떨어진다고 판단해 니콜라의 협력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 양산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는 현재로서 유일한 수소트럭 상용모델인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스위스에 수출하기도 했다. 엑시언트의 연료전지 시스템은 190kW(킬로와트), 구동 모터는 최고 출력 350kW 수준으로 1회 충전하면 약 400km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해 안에 엑시언트 40대를 추가로 수출하고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현대건설기계와 수소 지게차 시제품도 개발했다. 최대 5t을 들어올릴 수 있는 중대형 지게차로 조만간 본격적인 시범운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양산 능력과 잠재력을 인정 받아 대규모 정부 사업인 ‘한국판 뉴딜’ 가운데 ‘그린 뉴딜’을 추진하는 대표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7월에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1212@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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