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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만남 이재용·정의선, 현대차와 삼성의 협력 시작될까?
두 번째 만남 이재용·정의선, 현대차와 삼성의 협력 시작될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7.21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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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이뤄진 2차 회동
이번 회동으로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협력 시작될지 주목
현대차, 테슬라에 맞설 전기차 기업으로 거듭날까
출처: 현대자동차
출처: 현대자동차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두 달 만에 2차 회동을 했다. 

5월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했다면 이번에는 이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남양연구소에 답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메카’로 불리는 곳으로 직원 1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배터리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전혀 교류가 없는 상태다. 현대차는 주로 LG화학 배터리를, 기아차는 주로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사용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용 플랫폼 ‘E-GMP’에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며 2차 물량은 LG화학이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이 큰 주목을 받는 이유이며 두 기업의 협력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접점이 없었던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연이은 회동을 바탕으로 향후 어떤 분야에서 협력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삼성전자와 시너지로 테슬라 따라잡을까? 

업계는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협업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에 맞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미국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향후 미래차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른 완성차 업체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자동차 업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테슬라는 반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더욱 발전시켜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와의 시너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가 추진하고 있는 인공위성망 프로젝트 ‘스타링크’로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 테슬라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고도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링크는 1만 개가 넘는 인공위성으로 지구 전체를 덮어 전 세계적인 인터넷망을 만드는 사업이다.  

테슬라는 이미 미래 배터리 개발에도 나섰다. 중국 반도체업체 CATL과 함께 ‘100만 마일 배터리(반영구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100만 마일 배터리는 100만 마일(약 160만km)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강한 배터리로 가격도 비싸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하면 전기차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소전기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로선 하루라도 빨리 배터리 업체와 손을 잡고 미래 배터리 개발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이 기술을 빠른 시일 안에 상용화하면 한국 전기차·배터리 산업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전장사업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5월 회동에서 논의한 ‘전고체 배터리’는 상용화하기까지 최소 10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이 고체로 이뤄져 있는 2차 전지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전장은 전자 장비를 뜻하는 용어다.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능이 강화되고 인포테인먼트(정보 전달+오락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장의 역할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 사업 협력을 통해 현대차는 미래차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삼성전자는 전장 사업을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자동차 전장 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하며 전장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출처: 삼성SDI
출처: 삼성SDI

그린 뉴딜에서도 빛 발할 전망

이번 회동은 청와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린 뉴딜은 화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해 ‘저탄소 경제 구조’를 이루고 관련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정책이다. 그린 뉴딜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 현대차는 삼성전자와 이번 회동을 계기로 협력 방안을 논의함으로써 정부의 요청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14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한국판 뉴딜 국민 보고 대회에서 그린 뉴딜 목표로 2025년 연간 전기차 판매 대수 100만 대 달성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전기차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은 물론 수소 버스와 수소 트럭의 국내 판매를 시작하고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향후 3~4년 안에 수명을 2배 이상 늘리고 원가를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서 이뤄진 국내 배터리 3사와의 회동과 관련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서로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citi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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