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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발전에 따라 부흥하는 기업은?
반도체 산업 발전에 따라 부흥하는 기업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1.2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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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호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의 반도체 강의
28일(화) 오전 7시30분부터 강남 대아빌딩에서 약 1시간 진행
"미래의 가장 소중한 자원을 유심히 살필 것" 조언
제346회 부동산 융합포럼에서 강연 중인 안진호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 (출처: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안진호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반도체 산업이 가져다 준 뉴 노멀-초연결사회’라는 주제로 제346회 부동산 융합포럼에서 28일(화) 오전 7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강연을 진행했다. 안진호 교수는 "최근 두드러진 사회의 변화는 기술 변화의 속도에 사람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라며 "그 핵심에 반도체가 있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의 주력 연구 과목은 나노 패터닝, 유전체 박막 소재 및 박막 공정, 차세대 반도체 소자이다. 현재 그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 융합 전문위원, 소재부품전문위원회·소부장특위 기술실무위원회 위원,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이사, 반도체 성장펀드 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 연구를 지난 25년여간 지속해왔으며, 2012년부터 총 4차례 걸쳐 국내 대기업에 35억대 이상의 기술이전을 시행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한국M&A융합센터, 한국유통경제연구소, 비즈뷰가 공동주최한 이번 강의는 ▲반도체산업의 역사로 배우는 혁신의 과정 ▲반도체기술이 가져온 우리 사회의 변화 ▲반도체 기술을 통해 주목받는 산업 전망 ▲반도체기술을 통한 삶의 변화의 순서로 진행됐다. 

다음은 안 교수의 강연을 정리한 글. 

반도체 기술이 가져온 우리 사회의 변화
인텔에서 2006년 출시했던 상상 기반의 한 광고 영상(Realization of Imagination)에서 비친 장면들은 2020년 현재, 일상적인 현실이 됐다.

영상에 등장하는 한 남자는 웨어러블 워치와 무선 헤드폰을 착용한 채로 조깅을 하고 있다. 그가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에서 호출이 온다. 시계를 확인한 그는 집으로 방향을 튼다. 집에 도착하자 착용하고 있던 헤드폰과 스마트워치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 TV를 켠다.

그는 TV 모니터로 자신의 하루 시간표를 확인한다. 인공지능 비서가 이메일을 소리내어 읽자 그는 상호작용하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그가 전달한 음성은 텍스트로 변환되어 스크린에 나타나고, 그렇게 작성된 이메일은 인공지능 비서의 도움으로 발신인에게 전송된다. 

당시 학생들과 해당 영상을 봤던 정 교수와 학생들은 ‘이게 가능한 일인가’라고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인텔에서 영상으로 만들었던 사소한 한 가지도 실현되지 않은 것이 없으며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술 구현도 가능해진 시점이다. 정 교수는 “이러한 최근 현상의 핵심에는 반도체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을 ‘미세화 기반의 경제성 구현’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70년간 지속되어온 반도체 산업의 양상이다. 정 교수는 “작게 만들면 생산 단가가 낮아지고 성능은 올라가는 특성이 있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 포인트는 ‘성능/단가’이다. 1개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더 싸게 만들기 위한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한 가지의 컴퓨터를 공유하던 시대에서와 PC시대, 한 사람이 여러 컴퓨터 및 기기를 소유하는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에 맞춰 진화해왔다. 현재 반도체는 이 컴퓨터 안 1천 억 개 이상의 장치에서 무제한의 데이터를 생산해내고 있다. 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발전이 스마트폰에 맞게 소형화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소통 채널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트위터, 유튜브, 구글, 핀터레스트 등 모바일앱이 생성 및 확산했다.  이처럼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을 하면서 ‘권력의 분산’이라는 현상도 주요한 사회 변화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가 반도체 산업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정 교수는 “2010년 아이폰 4세대의 성능은 1985년 나왔던 슈퍼컴퓨터 크레이 투(CRAY-2)보다 우월하며 2014년 갤럭시5는 인텔의 1994년 작품 파라곤(Paragon) 슈퍼컴퓨터보다 월등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다. 이로써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들고 나와 ‘이제 모든 세상이 이곳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던 2007년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로 배우는 혁신의 과정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4단계에 걸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시했었다. 1960년대엔 섬유, 1970년대 석유화학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1980년대부터 자동차, 조선, 반도체가 나타나게 됐다.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자생적으로 디지털 전자 기기와 디스플레이와 모바일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시작한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초창기 조립 수준에 불과했다. 2000년대에 비로소 한국은 D램 메모리 한정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2010년 반도체 수출은 10%에서 2018년 21.2% 수준까지 늘어났다. 한 가지 산업이 국가 수출 1/4을 담당하는 게 흔한 현상은 아니라고 정 교수는 말했다. 이 결과 1인당 국민 소득은 1962년 79달러에서 2000년대 3만 불에 도달하게 됐다.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최근 패권을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1993년 세계 7위로 당시 1위는 인텔이었다. 2017년, 삼성은 1위를 차지했고, 인텔은 2위로 밀려나게 된다. 반도체 산업에서 인텔은 메모리 반도체에 관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삼성도 CPU 또는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CPU인 AP를 개발하며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 일본은 한국에 보복성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빛을 받아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특수 고분자물질인 포토레지스트(photo resist), 극자외선(EUV) 등 언론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반도체 산업 단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느낀다고 그는 말했다.

정 교수는 "1993년까지만 해도 일본은 NEC, 도시바, 미쯔비시, 후지쯔, 마수시타 등 10위 안에 5개 업체가 있었지만 2018년엔 도시바밖에 남지 않았다. 일본은 반도체 제조에서 몰락했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산업에서 기댈 곳이 장비와 소재뿐인 일본이 작년 7월과 같은 일을 반복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정 교수의 예상이다.

안진호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다수의 회원들이 조찬 강의에 참석했다. (출처: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반도체 기술을 통해 부각되는 산업 전망

정 교수는 앞으로 멀티플 머신 투 멀티플 머신(Multiple Machines to Multiple Machines)을 뜻하는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1인당 계정의 개수가 정보력의 기준이 되며, 이에 따라 성장할 산업은 데이터를 자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산업이라는 얘기가 된다.  

초연결사회는 반도체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가 개인을 둘러싼 일상 생활의 전방위적으로 널려있게 된다. 반도체는 매일 아침 생체 정보를 분석하는 생체모니터링의 헬스케어 서비스와 개인의 가사를 돕는 인공지능 로봇과 비서를 동작하게 하고, 자동차 센서에서도 전 세계에서 1초에 백만 개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해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에 그는 데이터를 미래 시대의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제공해주는 구독 서비스 플랫폼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면, 구독으로 얻는 영업 이익이 아닌 제공하는 자동차에 달린 센서로 소비자들의 이동 경로 및 주행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제하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것이 주요 사업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이면 1인이 소유한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PC와 전화기의 10배가 될 것이라는 자료를 근거로 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커넥티드 디바이스와 서비스에 의해 성장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도 단연 동반 성장할 수 밖에 없다”라며 “데이터를 매니지먼트할 수 있는 데이터 관련 기업을 유심히 살펴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데이터 센터 유치와 관련해 그는 "정보처리 총량의 기하급수적 증가에 대해 감당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과 대안을 모색하는 전략이 필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고수아 기자] citydaily@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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