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10 11:29 (금)
산으로 가는 대우건설 인수전∙∙∙중흥건설, 우선협상대상자 될까?
산으로 가는 대우건설 인수전∙∙∙중흥건설, 우선협상대상자 될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7.02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DB인베스트먼트, 대우건설 본입찰 7일 만에 재입찰 결정
배경으로 중흥건설∙DS네트웍스 인수가 차이 큰 점 언급
“DS네트웍스, 대우건설 재입찰 참여할 필요 없는 상황” 주장
대우건설이 2019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출처: 대우건설)

[한국M&A경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의 2파전 양상을 보이던 대우건설이 매각 재입찰에 들어갔다.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된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의 최종 주인이 될지 주목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 재입찰을 결정했다. 본입찰을 마감한 지 7일 만이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재입찰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 차이가 컸다는 이유가 재입찰 결정의 배경으로 언급된다.

앞서 지난달 25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호반건설과 중국공정총공사, 아부다비투자청, 한앤컴퍼니 등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에 재입찰에 들어가면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작업이 원칙 없이 번복됐다’는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흥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S-클래스’(사진=중흥건설)
중흥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S-클래스’(사진=중흥건설)

◇중흥건설, 2조 원 이상 제시∙∙∙우선협상대상자 유력

대우건설의 정확한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최저 입찰가로 주당 9,500원을 산정해 제시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대우건설 지분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2조 원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한 달간 평균종가 8,200원 선을 기준으로 15% 정도의 프리미엄이 설정됐다.

투자은행(IB)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 3,000억 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2조 원 이하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이 형태와 상관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에 우선협상권이 주어지는 만큼, 2조 3,000억 원을 써낸 중흥건설이 우선인수협상자가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중흥건설이 우선협상자가 되려고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M&A 업계 관계자는 “본입찰 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재도전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중흥건설이 호반건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려고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반건설의 경우 지난 2017년 우선협상대상자였지만 ‘해외부실에 대한 우려’로 대우건설을 포기했다고 전해진다. IB 업계를 중심으로 이번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사진=대우건설
사진=대우건설

◇DS네트웍스가 재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일각에서는 매각 번복 논란도 제기하고 있다. 인수의향자가 써낸 인수가가 기준보다 낮아 재입찰하는 경우는 있어도 그 반대의 사례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중흥건설에 가격 조정의 기회를 줄 수도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특혜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성 측면에서 DS네트웍스 컨소시엄에도 동등한 기회를 주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굳이 가격을 조정해 재입찰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며 “중흥건설 측에서 애초 제시한 인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재입찰에 도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재매각 소식에 회사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다. 지난달 초 9,500원을 넘었던 대우건설 주가는 2일 오후 3시 기준 7,900원을 기록했다. 본입찰 마감일인 지난 25일과 비교하면 320원, 약 3.9% 하락한 수치다.

한편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2일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열고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KDB인베스트먼트의 매각 작업 반발에 나섰다.

심상철 노조위원장은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각 자체가 대우건설 임직원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우건설은 네 차례의 매각을 겪었음에도 아직 건설사 단독의 힘으로 시공능력평가 6위를 기록하고 있고 막대한 수주 잔량으로 앞으로 매년 도급순위가 한 단계씩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대우건설의 DNA를 계승하고 자율적인 대응 체계를 통해서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는 회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