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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매각 작업 ‘첩첩산중’∙∙∙성사 가능성은 몇 %?
이스타항공 매각 작업 ‘첩첩산중’∙∙∙성사 가능성은 몇 %?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6.04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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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매각 무산 따른 금전 청구 소송 제기
이스타항공, 기업회생절차 돌입 이유로 변론기일 연기 요청
“결국 인수의향자∙예비입찰자 인수 의지 관건”
(위)이스타항공과 (아래)제주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위)이스타항공과 (아래)제주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제주항공)

[한국M&A경제]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본격적인 서막에 올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첩첩산중에 싸여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3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는 국내 최초 항공사 간 기업결합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해 9월 임금체불 비용 분담, 회의록 및 통화 내용 유출, 항공 노선 운항중단 결정 여부 등으로 양사의 갈등이 심화됐고 결국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인수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대동인베스트먼트에 234억 5,000만 원을 반환하라며 금전 청구 소송을 냈다. 이스타홀딩스는 지난 4월 제주항공 매매대금 50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반소를 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3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와 대동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낸 소송의 첫 번째 변론기일이 열렸다. 재판부는 이스타홀딩스 측에 “송장이 송달된 후 7개월이 지났는데도 피고가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고 있어 변론을 종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타홍딩스 소송대리인은 “최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서 회사가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2개월 정도 시간을 주면 자료를 정리해 구체적인 주장을 하겠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스타홀딩스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2회 변론기일을 오는 8월 19일로 지정했다. 

이 뿐만 아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잇따른 법적 분쟁으로 매각 작업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지난해 일부 카드사는 항공권 결제 취소대금을 이스타항공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역시 이스타항공이 납부하지 않은 공항 사용료 징수를 위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최근에는 이상직 의원이 검찰에 구속기소 된 것이 이스타항공의 매각 불확실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이상직 의원 공식 페이스북
사진=이상직 의원 공식 페이스북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M&A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관사 딜로이트 안진은 지난달 31일 공개입찰을 마감했고 쌍방울그룹과 하림그룹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전해진다. 쌍방울은 중장비 전문기업 광림을 필두로 그룹 내 계열사 미래산업과 아이오케이컴퍼니와 컨소시엄을 구성을 통해, 하림은 자회사 팬오션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상직 의원이 검찰에 구속기소됨으로써 오너리스크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유상 대표나 정재섭 공동관리인을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되는 만큼 순수하게 기업가치를 놓고 인수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게 허 교수의 관측이다. 그는 “이상직 회장이 약간의 미련이 남아 있어 다시 거래에 참여하려고 한다면 매각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송전이 장기화에 접어들 수는 있겠지만 스토킹 호스로 진행되는 이번 인수전에 인수의향자와 예비입찰자가 모두 등장한 상황”이라며 “이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이스타항공의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항공 수요나 이스타항공의 미래 가치를 높게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수가에는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투자 및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황 교수는 “인수 후보 기업이 협상에 들어가면 법정 소송 건을 빌미로 인수가를 먼저 조정하려고 할 것”이라며 “일단 인수의향자를 비롯해 쌍방울과 하림 등이 각각 입찰가를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허희영 교수는 “소송 결과에 따라 인수하려는 기업의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의 청산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청산만큼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용과 대량 실직이 걸려 있는 문제”라며 “어떻게든 성사가 잘 이뤄져야 추후 항공업계 재편 과정을 거쳐서 이스타항공이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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