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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이베이 대신 지그재그 품은 이유?
카카오, 이베이 대신 지그재그 품은 이유?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09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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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취향 따라 제품 추천∙∙∙매출액만 5년 새 4배 가까이 증가
카카오, “이커머스 분야 경쟁력 확보 방안 고려 중”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한국M&A경제]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대신 지그재그(ZigZag)를 품는다. 종합 쇼핑몰이 아닌 ‘패션’에 특화된 이커머스 시장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그재그 운영기업 크로키닷컴과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Z’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번 M&A는 카카오가 자회사를 설립한 후 크로키닷컴과 합병하는 방식이다.

현재 양사의 인수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면 최종 계약만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카카오는 지그재그의 최대 주주로 오르게 된다. 크로키닷컴은 독립적인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인수 과정에서 지그재그의 기업가치는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그재그는 개발자 출신 서정훈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여성 의류 플랫폼으로 10, 20대 사이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 왔다. 이용자가 본인 취향에 따라 카테고리를 설정하면 조건에 맞는 쇼핑몰을 추천해 준다. 2020년 12월 기준 입점된 온라인 쇼핑몰만 4,000여 개로 매월 사용자는 300만 명, 앱 다운로드 수는 2,000만 건에 달한다.

성장세 또한 무섭다. 지난 2016년 2,000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17년 3,500억 원, 2018년 5,000억 원, 2019년 6,000억 원, 2020년 7,500억 원 등 5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그재그 쇼핑앱. (사진=앱스토어 화면 갈무리)
지그재그 쇼핑앱. (사진=앱스토어 화면 갈무리)

투자업계는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대신 지그재그를 선택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이베이코리아는 예비입찰을 마감했고 유력 인수 후보였던 카카오는 인수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당시 유통업계는 M&A 및 투자를 담당하는 부서와 자회사 카카오커머스 등 사이의 의견 차이를 보여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대기업이 패션업계와의 M&A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베이코리아처럼 종합적인 이커머스를 다루는 것이 아닌 패션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통합몰 SSG닷컴은 지난 1일 온라인 편집숍 W컨셉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패션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SSG닷컴 관계자는 “2030세대가 선호하는 독창적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패션 라인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독보적 패션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시장 내 지위를 높이고 고객과 판매자 모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지난해 9월 동대문 기반 패션 스타트업 브랜디에 100억 원 규모의 단독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양사는 동대문 기반 도∙소매상의 온라인 판로 개척과 풀필먼트, IT 인프라 제공 등의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카카오 측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이커머스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고려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외에 그 어떤 것도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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