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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왜 포기했을까?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왜 포기했을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3.19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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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마감∙∙∙롯데, 이마트, SKT, MBK 등 참여
카카오, 참여의사 밝히지 않아∙∙∙사실상 인수 포기
김범수 의장, 반대 입장 표명한 것 전해져
카카오 본사. (사진=카카오)
카카오 본사. (사진=카카오)

[한국M&A경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본격적인 서막이 열렸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16일 오후 6시 예비입찰을 마감했고 인수전에 롯데,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뛰어들었다. 여기에 동남아 기반 직접구매 플랫폼 큐텐(Q10) 등 총 7~8개 기업이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카카오는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에 예비입찰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사실상 인수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예비입찰 마감 직전까지 카카오 내부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격전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고위 관계자는 “마감 직전인 오후 5시까지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알렸다.

M&A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포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 본사 전경. (사진=이베이)
이베이 본사 전경. (사진=이베이)

◇이베이코리아 통해 제품 사면 네이버도 이득?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담당하는 부서와 자회사 카카오커머스 등 사이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장은 카카오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회사 내 주요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는 카카오톡 기반의 커머스 서비스와 오픈마켓이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미 국내 포털업계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한 네이버와의 관계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거래액 산정방식이 인수를 포기한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일반인 A씨가 공기청정기를 사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A씨는 네이버에서 공기청정기 검색 후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이나 옥션에 들어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 모두에 거래액이 잡힌다.

결국 A씨가 이베이코리아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네이버가 플랫폼 수수료로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매출을 올리면 네이버도 함께 매출을 올린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사진=카카오모빌리티

◇경쟁 치열해진 이커머스업계∙∙∙다른 사업분야 주목 가능성↑

최근 한 층 치열해진 경쟁구도가 인수를 포기한 배경으로 언급된다. 쿠팡은 지난 12일(한국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종목코드 CPNG로 상장됐고 같은 날 마켓컬리도 연내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지난 16일 신세계∙이마트와 손잡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이머커스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과 지분 교환을, 지난 1월 BGF리테일과 플랫폼 사업 업무 제휴 등 기존 유통∙물류 업체의 손을 잡고 오프라인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완료하더라도 추가 투자하고 카카오 플랫폼에 최적화된 오픈마켓 운영에 들어가기까지 최소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추측된다. 이커머스 시장 후발주자로 나선 카카오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장점유율 확보하는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주장이다.

한편 업계는 카카오가 차량 공유 서비스 분야로 확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18일 현대캐피탈과 차량 공유 서비스 딜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80억 원 규모다. 다만, 구체적인 서비스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4월 법인 사업목적에 ‘자동차 임대 및 렌트업’을 추가했다. 인수 완료 후 카카오모빌리티는 쏘카, 그린카 등과 함께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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