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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 비중 76%∙∙∙사업구조 다각화 목표?
2020년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 비중 76%∙∙∙사업구조 다각화 목표?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2.19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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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국내기업의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 698→732건 증가
게임-렌탈, 석유화학-자동차, 사모펀드-전자∙바이오 등 기업 간 M&A 활발
사업기회 창출, 사업영역 진출,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 원인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지난해 국내기업이 국내기업 또는 외국기업과의 M&A(인수합병)에서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가 18일 발표한 ‘2020년 기업결합동향’에 따르면 국내 기업 간 M&A는 전년 대비 136건 증가한 711건을 기록했다. 이중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2019년 698건에서 2020년 732건으로 22.4%가 증가했다. 금액도 30조 원에서 36조 1,000억 원으로 20.3% 증가했다.

공정위는 “새로운 사업기회의 창출, 다른 사업영역으로의 진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하며 “기업결합을 통해 기존 사업분야와는 다른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등 사업구조 다각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 국내 화학기업이 미국 자동차 기업과 손잡은 이유?

공정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한 건수는 136건 증가한 711건, 외국기업을 인수한 건수는 2건 감소한 2건이었다.

업계는 계열사 간 결합건수보다 비계열사 간 결합건수가 늘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계열사간 기업결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최근 5년간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비중은 76%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 사례는 무엇일까. 넷마블과 웅진코웨이의 M&A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내 대표 게임기업과 렌탈기업의 만남이다.

지난 2019년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 본입찰에서 25.08%를 1조 8,300억 원에 인수할 것을 제안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2월 M&A를 최종 완료했다. 22일부터 웅진코웨이는 11년 만에 서울 중구 서소문을 떠나 구로구 넷마을 신사옥 G타워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앞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넷마블은 “지난 5년간 게임사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 및 투자 진행해왔으나 최근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희소한 상황”이라며 “성장 초기단계에 있는 기획사, 인터넷은행,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플랫폼 기획 등 다양한 미래산업 관련 기업에 넷마블의 투자는 소규모이고 수익창출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IT 운영 노하우를 렌탈 사업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게임업계는 “신작 게임 출시와 흥행에 좌우되는 불안정한 게임사업의 수익 구조를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지속 거둘 수 있는 렌탈사업으로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석유화학기업 LG화학의 전략은 합작회사 설립이다. 2019년 12월 미국 자동차 제조기업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Holdings, 이하 GM)와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법인은 양사가 각각 1조 원씩 출자해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설립했다. 여기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하기로 했다.

앞서 LG화학은 2009년 GM 쉐보레 볼트 EV(Chevrolet Bolt EV)의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10년간 양사는 꾸준히 신뢰관계를 구축해 왔다. 합작법인 설립으로 LG화학은 미국 시장에서 확실한 수요처 확보를, GM은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Lordstown)에 신규 공장을 착공했고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LG화학은 2009년 제너럴모터스의 쉐보레 볼트 EV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양사는 10년간 꾸준히 신뢰관계를 구축해 왔다. (출처: 한국지엠)
LG화학은 2009년 제너럴모터스의 쉐보레 볼트 EV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양사는 10년간 꾸준히 신뢰관계를 구축해 왔다. (출처: 한국지엠)

◇ “유럽∙중국 내 기업, 한국기업에 관심”∙∙∙전략적 M&A 필요성 제기

사모펀드 운용기업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이하 스카이레이크)는 주식취득 방식으로 두산솔루스를 매입했다. 지난해 7월 두산그룹과 스카이레이크는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9월 두산솔루스 지분 18.05%를 스카이레이크에 2,382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주주 보유 지분 34.88%도 4,604억 원에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했다.

같은 달 롯데그룹도 두산솔루스 지분인수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았다. 당시 롯데정밀화학은 스카이레이크가 설립한 사모투자 합작회사에 2,900억 원을 출자했다.

한편 공정위에 따르면 외국기업이 국내기업 또는 외국기업을 인수한 건수는 전년 대비 35건 감소한 133건이다. 금액도 244조 3,000억 원 줄어 174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금액이 크게 감소한 이유로 “해외에서 30조 원 이상 대형 기업결합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2019년 41건에서 2020년 28건으로 13건 줄었다. 금액도 9조 7,000억 원에서 9조 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4년간 이뤄진 건수에 비해 대폭 감소한 수치다.

특히 외국기업 중 EU(유럽연합)와 중국이 국내기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하다. EU는 25%, 중국은 14.3%의 기업이 국내기업에 타 국가에 비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EU와 중국을 상대로 전략적 M&A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유재훈 아시아미래연구원장은 지난해 11월 한국M&A협회가 주관한 웨비나에서 한국기업에 유럽과 중국의 M&A 움직임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유 원장은 “유럽 내 기업은 전략적 M&A에 민감한 점, 중국은 활발한 창업에 비해 VC(벤처캐피탈) 시장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전략적 M&A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옥 한국M&A협회장도 “유럽기업은 한국의 저임금이 아닌 우수한 R&D(연구개발)와 기술력에 초점을 맞춘다”며 “한국은 이런 관점에서 어떤 M&A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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