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5:53 (금)
“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길래?” 제약∙바이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
“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길래?” 제약∙바이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
  • 김지민 기자
  • 승인 2021.09.26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사람에 따라 다른 구성 갖고 있어
美 NIH,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 시작
지놈앤컴퍼니, CJ제일제당 등 관련 기업 인수로 기술 확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국M&A경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업계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여러 논문을 통해 비만, 당뇨, 치매 등 질병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신약개발이나 난치병 치료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에 살고 있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과 미생물의 유전자로 사람에 따라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갖고 있다. 한 번 갖고 태어나면 바꿀 수 없는 DNA와 달리 생활습관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는 점에서 유전체 기반의 연구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투자가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7년 국립보건원(NIH)이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MP)를 시작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오바마 정부가 대형 프로젝트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NMI)’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은 2017년 호라이즌 2020(Horizon 2020)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이 인체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메커니즘, 식습관과의 관련성을 집중 연구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5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향 자동차와 함께 한국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CJ제일제당 본사.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본사(사진=CJ제일제당)

최근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성을 높이 보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M&A나 집중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 신소재 기업 아미코젠은 지난달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비피도의 지분 30%, 245만 4,000주를 취득하며 실질적인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했다. 당시 투자은행(IB) 및 바이오 업계는 아미코젠과 비피도의 M&A가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피도는 류머티즘 관절염, 알츠하이머, 아토피 등 마이크로바이옴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인체 유래의 기능성 비피도박테리움 분야에서 독보적인 품질과 기술력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상상인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비피도는 경쟁력은 비피더스균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라며 “이번 M&A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미코젠 관계자 역시 “아미코젠의 엔도리신과 비피도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등 두 가지 플랫폼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확보하게 됐다”며 “비피도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건강기능식품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같은 달 글로벌 면역항암제 기업 지놈앤컴퍼니는 미국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리스트 바이올로지컬 연구소(List Biological Laboratory, 이하 리스트 랩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CDMO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생산 내재화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리스트 랩스의 지분 60%를 312억 6,330만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하며 “회사가 자체 보유한 현금으로 리스트 랩스의 지분을 확보한 만큼, 유상증자나 추가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 7월 생명과학 정보기업 천랩의 지분 44%를 약 983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를 매각한 뒤 3년 만의 바이오 시장 재도전이다. 

CJ제일제당은 천랩 인수를 계기로 그린-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이 갖고 있는 최고 수준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이 목표다. 유용한 마이크로바이옴은 향후 진단∙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로 확장∙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외부 투자와 협업을 지속해 왔다. 2019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 고바이오랩에 투자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천랩 아주대의료원 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공동연구개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며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고 말했다. 

[한국M&A경제=김지민 기자] kjm@kmnanews.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