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와 블루오벌에스케이 설립∙∙∙연간 60GWh 규모 배터리셀 생산
SK그룹 지주사 SK, 전기차 선점 위해 M&A 및 투자 확대
[한국M&A경제] 전기차 기술 확보를 위한 SK그룹의 전략이 눈에 띈다.
SK그룹의 에너지 전문 기업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미국, 중국, 유럽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는 20GWh로 2023년 71GWh, 2025년 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국내 배터리 충전기 제조기업 인수 등을 통해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의 공략에 나서고 있다.
◇블루오벌에스케이, 美 전기차 투자 확대 이끌까?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일(한국시각)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 모터(Ford Motor)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2020년대 중반부터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에서 연간 약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 모듈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포드 관계자는 “고객과의 비밀 조항으로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SK이노베이션은 우리의 소중한 공급업체”라고 말했다.
국내 투자 업계 관계자는 “블루오벌에스케이는 두 기업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에서도 강력하게 밀고 있는 전기차 산업의 구축과 성장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블루오벌에스케이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포드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새로운 배터리 생산시설에 1,740억 달러(약 196조 원) 규모의 정부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라며 “중국이 앞서나가고 있지만 곧 중국을 따라잡을 만한 기술 투자에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2일 한∙미 정상회담 마지막 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 조지아주에 있는 공장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상호 투자 촉진, 공동 기술 개발 등을 논의했다”며 “미국이 배터리 생산 시설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블루오벌에스케이의 배터리 합작 공장 후보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지 투자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공장을 짓고 있는 조지아주나 포드 공장이 있는 미시건주가 언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완성차 업체가 밀집된 오하이오, 테네시, 텍사스주 등이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포드와 협력하기로 한 것 외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정에 인력 채용을 신속히 진행하고 회사의 성장 가능성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투자 전략 확대될 것”∙∙∙투자 선순환 이룰까?
SK그룹 지주회사 SK 역시 전기차 선점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 인프라 및 기술 선점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SK는 지난달 한국의 초급속 충전기 제조회사 시그넷 EV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시그넷 EV는 350kW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해 2018년 세계 최초로 미국 인증을 획득했다.
SK는 시그넷 EV 지분 55.5%를 2,100억 원 규모의 신주를 포함해 2,930억 원에 인수한다. SK 관계자는 “시그넷 EV 인수를 통해 고품질의 충전기 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그룹 내 역량을 통한 선제적 R&D 투자, 제품 경쟁력 강화 및 해외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특히 반도체와 정보통신 역량을 시그넷 EV의 충전기 제조기술에 접목시켜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도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지리자동차그룹과 조성한 ‘뉴모빌리티 펀드’를 통해 유럽 전기차 기업 폴스타(Polstar)에 6,000만 달러(약 671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SK를 중심으로 한 SK그룹의 투자 전략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KTB투자증권 김한이 연구원은 “SK그룹은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수소, 디지털 등 4대 영역을 중심으로 경영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며 SK의 투자 전략이 ESG 경영 기조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꼽았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SK는 미래차뿐만 아니라 수소사업, 바이오 등 신성장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투자 선순환 구조를 이뤄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