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갈등은 변함 없을 듯
연속성 있는 대북 정책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호무역주의를 취하고 전통적인 화석 에너지를 키운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다자무역 질서가 회복되고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분열이 아닌 단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며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존경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원이 아닌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하는 데 힘쓰겠다며 정당을 뛰어넘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이후 첫 행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에서 승리한 지 이틀 만에 코로나19 대응자문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자문단은 13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문제점을 제기한 뒤 결국 사직한 릭 브라이트 전 보건복지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NN은 브라이트 박사의 코로나19 대응자문단 합류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에 트럼프 행정부와 어떻게 다르게 대응할 것인지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 행정부가 직면할 가장 중요한 싸움 가운데 하나”라며 “코로나19 대응자문단은 감염 급증세를 관리하고 백신의 안전과 효과, 효율적이고 공평한 무료 배포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불확실성은 사라졌지만 여전할 미국·중국 갈등
바이든 후보 당선에 따라 한국 경제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당선은 통상, 유가, 환율, 산업, 대북정책 등 국내 경제 전방위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의 동맹국 연대 요구, 유가 상승, 환율 하락, 친환경산업 성장, 대북전략 변화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추진할 무역 정책의 핵심은 ‘중국 압박’과 ‘다자협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지향점이 달랐지만 중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뜻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올라도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본, 한국 등의 아시아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바이든 당선으로 미국은 인권 및 전략적 포용 외교로 회귀하고 동맹과 연대해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문제는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연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대중 무역 의존도가 큰 만큼 미국의 편에도, 중국의 편에도 서기 곤란하다.
정 교수는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적극적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에 따라 대중 무역 비중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다변화의 필요성이 더욱 시급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풀림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혜를 더 크게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최대 2.2%포인트,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1~0.3%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 완화가 국내 투자와 소비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최대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수입 관세를 즉각 철폐하거나 인하하진 않겠지만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은 트럼프 행정부보다 완화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 대북 정책, ‘전략적 인내’ 되풀이될까?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에 대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Top-down)’ 방식의 직접 협상보다 실무차원에서 세부 사항을 논의한 뒤 정상 간 최종 합의를 이루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대북 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햇볕 정책’의 지지자인 데다 수년 동안 외교 무대에서 활약한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바이든 당선인 관계자들이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과거 ‘전략적 인내’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 것 같다”라며 “지난 3년 간 여러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략적 인내는 오바마 행정부가 취한 대북 정책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먼저 핵 또는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미국 역시 어떤 협상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오바마 행정부와 같은 태도를 취해 대북 관계에 아무런 진전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과의 협상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1212@kmna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