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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룡회장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창조적 리더십’...4번째 부의 물결 어떻게 탈 것인가
이금룡회장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창조적 리더십’...4번째 부의 물결 어떻게 탈 것인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1.08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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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마사, 소는 살고 말은 죽는 이유는 무엇인가
리더십의 자질은 ▶실적, ▶리스크 관리, ▶성장 동력, ▶후계자 관리
인공지능 시대에 찾아오는 부의 물결은?
7일 서울 강남구 대아빌딩 3층에서 개최된 제343회 부동산융합포럼에서 이금룡 회장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창조적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신문)

앨빈토플러의 부의 물결과 2500년 전 장자의 우생마사(牛生馬死) 

엘빈 토플러는 1980년 <제3의 물결>에서 물결 이론으로 현대 정보사회를 설명했다. 이 책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의 다가오는 정보혁명과 정보사회를 예견한 경제학 도서로 유명하다. (사)도전과나눔 이금룡 회장은 "조직, 개인이 부를 이룩하기 위해선 물결의 주인공이 되라"는 앨빈토플러의 물결 이론은 장자가 말한 우생마사의 개념과도 유사하다고 짚었다.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뜻의 이 사자성어의 유례는 부의 물결에도 비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500년 전 장자는 호수나 태풍이 불때 축사가 떠내려가는 걸 관찰하면서 물을 무서워하는 소가 살고 물에 익숙한 말이 죽는 현상에 주목했다. 소는 물을에 기대 발이 땅에 닿으면 발을 내딛어 목숨을 유지하지만, 말은 흘러오는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려다 죽는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 

리더의 책임, '인재'를 보는 눈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기존 주류 학계에서도 끊임없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학문 중 하나다. 이 회장은 리더십의 책임론부터 설명했다. 그는 좋은 리더는 질서에 '반발'하는 직원에게 주목한다고 말하며 네이버 설립자 이해진 GIO를 예로 들었다.  

이 회장에 따르면 변화를 주장하는 '인재'들에 행동에는 두 가지 동기가 있다. 하나는 변화의 상황을 위기로 판단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기회로 판단해서다. 그는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이 조직에서 뛰쳐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 기업 문화의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네이버도 다른 벤처 기업도 탄생한 것이겠죠. 변화를 원치 않는 기존 주류들은 이러한 기업가 정신의 인재들을 밀어내게 됩니다. 조직의 기저에는 현상 유지가 있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에게 진화의 DNA는 부재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결국 리더십은 이러한 인재를 보호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고 강조했다. 

신규 사업을 포기하고 승진을 통해 올라갈 것인지 리스크가 있더라도 나갈 것인지 판단하는 시점에서 뛰쳐나올 수 밖에 없던 지난 벤처 창업 세대들 중 이 회장도 속해있다. 그는 1977년 삼성 물산 입사, 1999년부터 벤처 창업에 뛰어들어 인터넷 기업에 발을 담갔다. 1998년 운영을 시작한 삼성몰에 검색 사이트를 위해 7명이 모였다. 이들은 자본금 5억으로 검색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는 옥션과 네이버의 탄생 배경이다. 지난 43년 간 수많은 기업가들의 성공과 실패를 목도한 이 회장의 첫 화두는 '변화'에 대한 '응답(reponse)'였다. 이 응답이 바로 리더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지속과 현상 유지는 다르다, 관점이 중요한 이유 

기업은 반드시 지속되어야 한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에게도 근무 행위를 하는 직원 입장에서도 이는 동일한 개념이다. 이 회장은 기업에 속한 구성원이 지속과 현상 유지라는 단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속이라는 단어는 그 안에 성장이란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특정 산업이 쇠퇴하고 특정 산업이 새로운 동력으로 뜨는 건 마치 태양이 뜨고 지는 순환의 원리와 같은 것이다. 인구 절벽, 1인 가구, 온라인 시장, 글로벌 스타트업의 태동 등 세상의 변화는 끊임없는 가운데 많은 리더들이 지속 성장을 고민하게 된다. 이 회장은 "현재라는 개념을 두고도 이를 미래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단순히 과거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제가 봤을 때 전자의 부류는 겸손한 반면 후자는 오만한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변화의 물결이 있을 때 ‘내가 어떻게 해서 이 자리에 왔는데, 그건 내가 잘 알아, 찻잔 속의 태풍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자신의 관점을 즉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고 말했다. 

물이 반 담긴 물컵을 보고도 '반이나' 혹은 '반 밖에'로 관점의 차이가 나듯이, 리더들에게도 시장 변화에 대해 자신의 대응을 설정하는 방법은 관점 차이에서 나온다. 현재를 예로 든 이 회장은, "현재를 과거에 내가 이룩한 결과로 볼 것인지, 미래를 위한 시작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미래의 주인공 여부가 갈릴 것이다. 제 경험상으로는 현재를 미래의 시작으로 보는 사람이 성공 확률이 훨씬 더 높다"고 말했다. 

관점의 차이가 기업 성패를 좌우, 삼성의 스마트폰 리더십 

2009년 11월 26일은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처음 개통한 날이다. 이 역사적인 날의 주인공은 삼성이 아닌 애플이었다. 그리고 이 날을 기점으로 이 회장은 "삼성과 LG의 운명이 엇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은 당시 애플의 스마트폰 최초 개발을 자사의 '위기'로 바라봤다. 스마트폰 이전 세대인 피쳐폰으로 삼성은 꽤 괜찮은 시장 위상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6개월 이내 아이폰을 따라 잡을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이후 관련 사업부의 통근버스는 12시, 임원들은 2시에 출근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7개월이 지난 2010년 6월 말 삼성의 스마트폰 작품 갤럭시가 탄생한 배경이다. 

반면 피처폰의 강자였던 LG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이미 피처폰으로 영업 이익이 좋았기에 변화를 '위기'라고 바라보지 못한 것이었다. 결국 LG는 2010년 10월 옵티머스 출시했으나 때는 늦은 감이 있었다. 이미 소비자들의 인식엔 애플과 삼성이라는 대표 브랜드의 양강 구도가 생기고 난 이후였다. 

이처럼 이 회장은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변화를 '위기'로 바라보고, 이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는 시각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한 번 떠나간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반드시 기회를 성장 동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항상 날이 서 있어야 한다.

3가지 디지털 혁명, 가장 핵심적인 세력은 플랫폼 

이 회장이 꼽은 3가지 디지털 혁명은 소프트웨어, 인터넷(웹), 앱에 기반한다. 그는 현재에도 앞으로도 한동안 디지털로 무장한 사람과 기업이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그는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 테크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하면서, 카카오 뱅크, 토스, 케이뱅크 등 성장세와 은행들이 인원 감축 사례에서 변화를 감지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플랫폼 사업의 고부가가치적인 측면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플랫폼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연결의 양면시장(Two -sided)을 뜻하는 페이스북, 유튜브, 아마존, 구글과 같은 플랫폼이다. 이들의 특징은 우리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분야에 접점을 이루고 있다는 뜻이다. 

이 회장에 따르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반복'이다. 그는 특히 스타트업은 '반복'의 개념을 잊어서는 안되며 "반복이 이뤄지지 않는 건 손대지 말 것"을 조언했다. 인간의 모든 힘은 반복에서 나오고, 반복이 이뤄질 때 생산성과 동력이 나온다. 공급자와 고객의 접점에서 그들의 상호 작용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타다'의 사례를 두고 "타다라는 플랫폼 내에서 움직이는 데이터의 규모와 부가가치는 생각하지 않고, 이 플랫폼을 택시와 같은 반열에 둔다는 것 자체가 안타깝습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나타나는 중요 현상 중 하나가 원사이드 플랫폼이라고 덧붙였다.

흔히 기차 승강장을 어원으로 어떤 물리적 공간을 뜻하는 플랫폼(platform)은 디지털 세계의 비즈니스 시장에선 연결의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부른다. 반면 원사이드 플랫폼은 터미널, 즉 종착역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예컨대 어느 특정 로펌에 가면 어떤 사건도 해결되는 곳이 있다고 치자. 이처럼 해결사 역할을 하는 기업들의 성장도 유의미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인공지능의 시대, 제 4의 물결은 감성 기반  

이 회장은 3차 혁명까지는 인간을 지배하는 영역으로 '이성'을 말했다. 이성은 진리를 추구하는 힘이자 자연 과학에서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져왔다. 이성의 베이스는 논리와 수학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최근에는 인간의 또 다른 힘인 감성의 영역이 각광받고 있다. 오감을 통해서 인지하는 데이터, 그래서 정신으로 느끼는 세계가 이른바 감성의 영역이다. 

그는 "'행복해야 성공하지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죠'가 요즘 감성주의자들의 주장입니다. 갓 구워낸 빵 먹을 때, 호텔에서 가지런히 정리된 옷을 봤을 때 등,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확실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또한 트렌드입니다" 

최근 감성 영역이 각광받으면서 수많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파생은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경험 경제 기반의 여행, 엔터테인먼트, 먹방, 건강식품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제 4의 물결에서는 디즈니처럼 감동을 주는 사람이 부를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스타벅스커피는 최근 '커피'라는 단어를 간판에서 빼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단순한 제품을 넘어 '공간'을 파는 개념으로 확장 중인 스타벅스의 사례는 결국 비즈니스 성패의 관건이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발생하는 '차이'에서 파생된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구조주의 언어학 소쉬르 학파를 예로 들며 "이들은 철학을 차이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바라봅니다. 차이가 없으면 의미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뜻에서입니다. 기업가 정신을 추구한다면 바로 이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Think different'라는 말,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도 말했던 적이 있죠."라고 말했다.

강연을 끝으로 이금룡 회장은 차이에서 확장하는 논리를 설명했다. "차이가 지속되면 '아이덴티티'가 됩니다. 아이덴티티가 없으면 개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교육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업도 사업 기회를 가지기 위해서 이 차이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생각하는 힘이 2020년과 앞으로의 핵심적인 생존 전략이 될 것입니다. 또한 4번째 부의 물결에선 감성을 감동으로 만드는 능력이 리더십의 자질과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이날 이 회장은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 예정된 강의를 30분여 진행하는 열정으로 호응을 받았다. 강연에 참여한 60여 명의 회원들은 그의 강의를 경청하며 자리를 빛냈다. (출처: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신문)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신문 고수아 기자] citydaily@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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